언론사에서 항공업까지...'건설 강자들의 반란'
언론사에서 항공업까지...'건설 강자들의 반란'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11.1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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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 M&A 물결...두둑한 현금·주택경기 불확실성 맞물려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올해 유독 건설사들의 파격적인 인수합병(M&A) 소식이 잦다.

그간 곳간을 두둑이 채웠던 주택사업이 성장 한계에 봉착하면서, 건설사들이 M&A 시장에 활발히 뛰어들고 있다. 호텔과 레저사업은 물론이고 언론사업에다가 항공산업 진출까지 노리면서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전통 주택강자들이 넉넉한 현금을 바탕으로 ‘M&A 포식자’로 등극하면서 재계 순위도 요동치고 있다.

■ 아파트 짓던 HDC현산, 항공업 날개 달아...‘퀀텀 점프’ 예고

최근 건설사들의 M&A 물결 속, 화룡점정을 찍은 것은 바로 HDC현대산업개발이다.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꾸린 HDC현산은 지난 12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만일 아시아나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HDC그룹은 자산 규모 21조 재계 순위 33위에서 17위로 껑충 뛰게 된다. '본업' 주택사업보다 '부업'인 항공업이 더 커지게 된 셈이다. 이로써 HDC그룹 올해 처음 자산 10조원을 돌파하면서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가, 곧바로 재계 20위권으로 ‘퀀텀 점프’를 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주택사업에 치중됐던 HDC현산의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평가한다.

HDC현산은 전체 매출에서 주택사업 비중만 90%에 달한다. 아파트 브랜드 ‘아이파크’를 앞세워 주택사업에서 탄탄한 실적을 쌓아왔다. 쏠쏠한 주택사업 덕택에 현금성 자산은 1조5000억원, 자산만 4조4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주택사업의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는 취약점으로 꼽혔다. 사업 구조상 국내 주택경기가 꺾이면 곧바로 일감 부족으로 허덕이게 될 수밖에 없다.

이에 HDC현산은 건설업 외에도 호텔, 면세, 유통, 레저관광 및 리조트사업에 진출하면서 사업 다각화에도 공을 들여왔다.

이번 아시아나 인수도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HDC현산는 기존 호텔, 면세, 레저사업과 항공업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호반·중흥, 나란히 중앙언론사 발 뻗어...남다른 존재감 부각

호남지역 기반의 주택강자 호반그룹과 중흥건설그룹도 M&A 물결에 합류했다.

호반그룹은 M&A 단골손님으로 꼽힌다. 2010년부터 금호산업, 동부건설, 울트라건설, SK증권 등 굵직한 M&A에 연이어 뛰어들기도 했다. 작년에는 시공능력평가 3위인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숱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이 중에서 실제로 인수한 건 2016년 울트라건설뿐이다.

재계 순위 44위인 호반건설은 현금성 자산 1조원, 자산규모 8조5000억원에 달한다. 풍부한 자산을 바탕으로 M&A를 통한 외형 확장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올해 호반건설의 중앙언론사 진출은 큰 이목을 끌었다. 호반건설은 지난 6월 포스코가 보유한 서울신문 지분 19.4% 전량을 인수했다. 이로써 최대 주주인 기획재정부(30.49%)와 우리사주조합(29.01%)에 이어 3대 주주로 등극하게 됐다.

이에 질세라 중흥건설그룹도 헤럴드 인수로 언론사업의 보폭을 확대했다.

중흥건설은 지난 5월 헤럴드경제의 지분 47.8%를 인수하면서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헤럴드 인수에 호반건설이 나섰다는 소문도 파다했다.

중흥건설은 재계 37위로, 주택사업 사업에 충실한 건설사로 유명하다. 현금성 자산 1조원, 자산 규모만 9조5000억원 수준이다. 호반건설보다는 M&A에 소극적이지만, 넉넉한 현금을 바탕으로 향후 M&A에 활발히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두 건설사의 언론사 인수는 사업다각화 차원으로 해석된다. 양사 모두 주택사업 비중만 90% 수준이어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이종산업 M&A를 하는 이유는 주택사업 자체에 대한 성장의 한계 때문”이라면서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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