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따라잡기] 박주영 '즐길 수 있어야 성공한다'
[성공따라잡기] 박주영 '즐길 수 있어야 성공한다'
  • 아이엠리치
  • 승인 2006.05.0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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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을 설레게 하는 '차세대 킬러' 박주영, 약관의 나이에 청소년대표와 성인 국가대표를 겸한 그는 환상적인 드리블과 슈팅으로 사람들을 축구의 묘미에 푹 빠뜨리고 있다.

박주영이 한국 축구의 고질병이라는 문전 처리에 능한 가장 큰 이유는 위치 선정에 있다. 반박자 빠른 발놀림도 골이 올 지점을 선점할 수 있기에 돋보이는 것이다. 골 마우스 근처에 볼이 흐르면 어느순간 전광석화처럼 질주, 슈팅으로 연결하는 박주영의 모습을 보는 것은 드물지 않은 일이다.

 

2003년 10월 어느날, 안양 LG의 조광래 감독은 당시 청구고 3학년인 박주영을 프로 연습 게임에 출전시켜 테스트를 했다. 그런데 조광래는 몇 번씩이나 자기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비수를 등지고 볼을 다루는 능력에서부터 드리블과 슈팅까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고교생의 플레이에 놀라고 만 것이다. 조광래는 당시 일을 이렇게 회상했다.

"정말 대단했다. 프로 선수들을 따돌리는 능력에 두 손을 들었다. 나의 예측까지도 뛰어넘는 두뇌 플레이는 가히 환상적이었다. 잘 키우면 한국 축구의 획을 긋는 인물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박주영의 능력은 마인트 컨트롤 덕분이기도 하다. 마인드 컨트롤 신봉자인 그는 어릴 때부터 상상축구로 실력을 다져왔다. 그렇게 해서 상대의 마음을 읽기에 다른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플레이가 가능한 것이다.

그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 플레이를 한다. 이 말은 그때 그때 상황에 맞는 창조적인 축구를 한다는 얘기다.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자신의 동작을 유연하게 바꾸고, 때로는 팀 동료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기가 막힌 패스를 하곤 한다.

 

박주영은 늘 '무엇보다 축구를 할 수 있어 기쁘다. 그냥 그라운드에서 뛰어다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한다. 축구를 업이 아닌 놀이 또는 가장 좋아하는 그 무언가로 생각한다.

창조적인 플레이는 스트레스 제로, 의무감 제로의 자연스러움에서 나온다. 박주영은 그처럼 축구를 즐기기에 자연스럽게 볼이 올 곳을 예측하고 길목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1대1 대결은 언제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슈팅에 유리한 위치 선정을 자연스럽게 하도록 도와준다.

물론 신체적 조건도 뛰어나다. LG스포츠과학정보센터에서 측정한 결과, 산소섭취량은 마라톤 선수 수준이고 체지방율이 8.1%에 불과해 회복속도가 무척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기력만 갖춘 것이 아니라 스타로 가는 또 하나의 관문인 인터뷰 기술에 있어서도 그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 어린 나이탓인지 대부분 단답형이지만 짧고 단순하되 차분하다. 여기에서 발전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또 얘기를 차분하게 이어가는 태도는 TV시청자들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팬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매스컴은 많은 정보를 팬들에게 전달하는 게 임무다. 그렇기에 정제된 언어로 많은 이야기를 하는 선수를 좋아할 수 밖에 없다.

향후 유럽으로 진출하자면 축구실력과 함께 기본 스피치를 익혀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야구 선수 중 A는 대화가 안된다는 이유 때문에 미국 언론으로부터 정당하지 못한 평가를 받고 있다.

정확한 위치 선정, 환상의 드리블, 감각적인 슈팅, 선천적인 신체조건 등 팬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춘 박주영. 그러나 우리가 가장 눈여겨 보어야할 그의 장점은 그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축구를 한다는 점이다. 즐기는 축구를 하기 때문에 창의성 높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것이다.

 

[이상주 스포츠전문기자] 참조 <이 경기장에선 내가 최고다> (대교베텔스만.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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