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에 드리운 짙어진 암운...'밖은 구조조정 난리, 안은 파업 난리'
한국GM에 드리운 짙어진 암운...'밖은 구조조정 난리, 안은 파업 난리'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9.05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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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힘겨운 한국GM, 이대로 악화일로 걷나"
"밖은 미국 GM 본사의 경고, 안은 노조의 파업 으름장"
한국GM 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전면파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GM 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전면파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미국 GM 본사가 한국GM의 노사 갈등에 경고를 날리면서 장내에 긴장감이 한껏 높아졌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한국GM 노조는 아랑곳않고 강경일변도 투쟁 기조를 꺾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GM 본사가 대규모 인원 감축에 나서면서 향후 한국GM 역시 구조조정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한국GM 노조에 美본사의 일침...“다른 공장으로 물량 뺄 수도”

미국 GM 본사가 직접 한국GM 노조의 파업 저지에 나섰다.

최근 방한한 줄리안 블리셋 GM 수석부사장 겸 GM 인터내셔널 사장은 한국GM 임직원들을 만나 “한국GM 노조가 파업을 계속하면 한국 생산물량을 다른 공장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파업은 결국 한국GM만 손해 보는 결과를 낼 수 있다"며 "최근 북미 공장들이 문을 닫는 상황을 잊어선 안 된다"고 압박했다.

지난해 말 GM 본사는 미래차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혹독한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GM은 북미 5곳과 해외 2곳 등 7곳의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북미에서 약 1만5000여명의 인력감축 결정을 내렸다.

이처럼 GM 본사가 한국GM 노조의 파업을 직접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한국GM이 처한 상황이 엄중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전히 한국GM 노조는 ‘강경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급기야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전면파업 카드’까지 꺼내 든 상황이다.

노조는 이달 6일까지 사측이 명문화된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오는 9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미 부분파업도 실시했다. 지난달 20일부터 지금까지 총 네 차례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같은 달 22일부터는 생산직 조합원들의 잔업과 특근 거부도 시작했다.

현재 한국GM 노사의 임단협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5.65%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250% 규모 성과급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임금협상 단체교섭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경영상황이 정상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금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 ‘최악의 상황’ 한국GM, 자칫 구조조정 칼바람 불 수도

한국GM은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1중’에 해당하는 한국GM의 몰락으로 ‘2강 1중 2약’에서 ‘2강 3약’ 체제로 재편된 상태다.

지난 2014년부터 5년간 누적적자만 4조원에 달한다. 작년에는 859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급기야 지난해 5월에는 전북 군산공장의 문을 닫을 닫는 ‘사상 초유의 일’까지 단행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한국GM은 경남 창원공장을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앞서 군산공장 역시 1교대로 전환한 이후 폐쇄 조치를 밟은 바 있다. 현재 창원공장은 생산 중인 스파크, 다마스 등의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공장가동률이 60% 안팎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 속 ‘위기 돌파카드’인 판매량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한국GM은 누적 판매량은 28만7540대다. 작년 동기간 대비 6.2퍼센트 감소한 수치지만, 예년 같은 기간 35~40만대의 판매고를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참담한 수준이다.

이미 한국GM 둘러싼 인력감축 공포가 엄습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한국GM이 경쟁사 르노삼성차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미 르노삼성은 작년부터 시작된 노조의 끝 모를 파업에 생산량이 급감했고, 결국 인력 구조조정을 검토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현재 르노삼성은 부산공장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및 순환휴직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 노조가 투쟁 모드를 이어간다면, 최악의 경우 모기업 본사에게 구조조정 명분을 만들어주는 꼴이 될 수도 있다”라면서 “회사가 처한 위기를 고려하지 않는 파업은 설득력이 없을뿐더러 경영정상화를 더디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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