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DLF 대규모 원금 손실... ‘불완전 판매 여부 관건’
은행 DLF 대규모 원금 손실... ‘불완전 판매 여부 관건’
  • 박재찬 기자
  • 승인 2019.08.21 17:5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투자자, DLF 위험성 안내받지 못해... ‘불완전 판매’ 주장
은행, 독일·영국·미국 등 금리 전망 크게 빗나가
대규모 원금 손실이 예상되는 DLF는 독일·영국·미국의 채권 금리를 기준지표로 삼는데, 투자과정에서 글로벌 금리 전망이 시중은행들의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박재찬 기자] 우리·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이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S·DLF)이 대규모 원금 손실을 입을 상황에 처했다. 불완전 판매 여부와 손실·배상 규모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S·DLF)의 대규모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제기됐다. 손실이 예상되는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의 금융사 판매 잔액은 8224억원이다.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는 선진국의 채권금리를 기초 자산으로 삼아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을 편입한 펀드들이다. 이번에 대규모 원금 손실이 예상되는 DLF는 독일·영국·미국의 채권 금리를 기준지표로 삼는데, 투자과정에서 글로벌 금리 전망이 시중은행들의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이번에 문제가 된 DLF의 투자자는 대부분 개인 투자자다. DLF 투자자 중 개인투자자는 3654명으로 전체 판매액의 89.1%를 차지하고 있다. 법인투자는 188개사 898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중은행은 지난 2018년을 전후로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과 장기간 손실을 입은 적이 없는 DLF 같은 해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을 저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PB고객들을 대상으로 판매했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며 투자자들의 대규모 원금 손실까지 목전에 두고 있다.

투자자들은 금융당국에 민원을 제기했다. 실태조사에 나선 금융감독원은 손실액이 더 불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우려했다. 금감원은 상품 설계에서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해 고강도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금감원 검사의 핵심은 불완전 판매 여부 확인이다. 금감원은 DLF상품을 판매한 시중은행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집중된 점에 대해 눈여겨 보고 있다. DLF상품은 우리은행이 4012억원, 하나은행 3876억원 판매했고, 국민은행은 262억원에 불과하다.

투자자들은 위험성이 과한 상품을 은행들이 충분한 예측 분석 없이 판매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민원을 제기한 투자자 대부분은 구조가 복잡한 상품을 제대로 안내 받지 못했고, 원금 손실 위험에 대해 충분한 설명 없이 ‘안전하다’는 것만 강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하나은행은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의 손실을 인정하면서도 난처한 입장이다. 우선 손실을 본 고객들이 대부분 고액자산가들로 은행의 주요 고객들이라는 점에서 고객 관리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금융당국의 불완전 판매에 의혹제기에 대해서는 부정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의 경우, 수 천만 원에서 수 억 원을 투자하는데 자산가들이 고액을 투자할 때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고 투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경제가 은행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면서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져 투자자의 손실이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앞으로 불완전판매 여부와 배상 규모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정경제 2019-08-21 18:03:42
최고 경영자가 고객 보호 의무 소홀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투자자들에 사과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