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치매보험 잔치는 끝났다’... 후폭풍에 ‘긴장’
보험업계, ‘치매보험 잔치는 끝났다’... 후폭풍에 ‘긴장’
  • 박재찬 기자
  • 승인 2019.07.24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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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5개 손보사, 상반기 치매보험 총 15만여 건 이상 판매
민원·분쟁, 모호한 약관, 불완전판매...‘문제 산적한 치매보험’
상반기 보험사들은 치매보험 판매 잔치를 벌였지만 앞으로 닥쳐올 후폭풍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화이트페이퍼=박재찬 기자] 올해 상반기 생명·손해보험사들은 치매보험 판매 잔치를 벌였다. 상반기 치매보험 판매에 열을 올린 보험업계는 앞으로 닥칠 후폭풍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험업계 최대 이슈는 단연 치매보험이었다. 주요 5개 손보사들은 상반기에만 총 15만건 이상의 치매보험을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현대·DB·KB·메리츠 등 주요 손보사 중 가장 많은 치매보험을 판매한 회사는 삼성화재다. 삼성화재는 지난 2월 치매보험 ‘유병장수 100세 플러스’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출시 3일 만에 가입자 5000명을 모았으며, 상반기 약 4만5000여 건의 치매보험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에 이어 지난해 11월 현대해상이 출시한 ‘간단하고편리한치매보험’은 상반기에만 약 2만9000여 건을 판매했고, 뒤이어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가 ‘메리츠 간편한 치매간병보험’을 약 2만8000여 건 판매했다. 또 KB손보와 DB손보도 상반기 각각 2만 여건의 치매보험을 판매했다.

치매보험은 보험업법상 제3보험으로 분류된 간병보험으로 보험기간 중 장기요양상태가 되거나 치매 등으로 일상 생활이 어려운 경우 간병자금 및 생활비 등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보험업계는 종신보험 만큼의 판매 수수료를 제공하며 판매에 나섰던 생보사들은 주요 손보사들 보다 훨씬 더 많은 치매보험을 판매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치매보험 경쟁은 지난해 말 보장범위를 중증치매 보장에서 경증치매까지 확대한 새로운 상품들이 출시되거나 이미 출시된 상품들이 개정하면서 시작됐다. 보험사들의 치매보험 판매 경쟁은 경증치매 보장에서 진단비 확대가지 이어졌고 치매보험은 ‘로또보험’으로까지 불렸다.

주요 5개 손보사들은 상반기에만 총 15만건 이상의 치매보험을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표=화이트페이퍼)

손보사들은 한때 치매 진단시 최대 5000만원까지 보장하며 진단금을 높였고, 생보사들도 치매 진단시 종신토록 매달 생활비를 지급하는 상품을 내놓았다. 보장범위를 확대하고 진단금을 높이며 치열한 경쟁을 펼친 보험사들은 판매 과열양상을 보이며 치매보험 절판 마켓팅까지 나섰다.

보험업계에서는 치매보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과도한 경증치매 보장으로 인한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과 분쟁 가능성,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 보험사의 모호한 약관, 불완전판매 등 다양한 문제가 지적됐다.

금감원은 치매보험 사태를 잡기 위해 뒤늦게 나섰다. 이달 초 금감원은 “자기공명영상촬영(MRI)과 컴퓨터단층촬영(CT) 등에서 이상이 없다는 검사 결과가 나와도 치매 전문의의 종합적 평가에 기초한 치매 진단을 받으면 보험사는 치매보험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치매 진단기준과 보험금 지급조건 개선안을 마련해 약관 변경을 보험사 권고했다.

하지만 이미 주요 손보사들은 경증치매 진단금을 낮췄고, 생보사들도 치매 진단비와 생활로 지급되는 보험금을 낮췄다. 일부 보험사는 아예 치매보험의 판매를 중지한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보험업계 가장 큰 이슈라면 치매보험이었지만 지금은 시들하다”며 “금융당국이 치매보험을 많이 판매한 회사들을 주목하고있고, 보험사들도 치매보험과 관련해서 앞으로 닥칠 문제들에 대해 잔뜩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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