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어느 때인데’...현대·기아차 노조, 파업 깃발 꺼내나
‘지금이 어느 때인데’...현대·기아차 노조, 파업 깃발 꺼내나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7.22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전히 완성차업계 악재 수두룩한데...현대·기아차 노조, 하투 예고"
"임단협 '무리한 요구안→협상 결렬→파업 수순' 공식으로"
현대자동차 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국내 완성차업계의 임금 및 단체협상 시즌이 돌아왔지만, 올해도 강성 노조의 투쟁 일변도 흐름이 이어지며 하투(夏鬪)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벌써부터 5개 완성차 중 현대자동차 노조가 파업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내에는 일찌감치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기아차 노조 역시 기본급 동결을 두고 사측과 팽팽히 맞서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 현대차 노조, 올해 임단협 결렬 선언...일찌감치 파업 초읽기

현대자동차 노조가 다음 주 파업 찬반투표를 벌이기로 하면서 사실상 파업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현대차 지난 5월30일 상견례 이후 16차례 교섭했으나, 주요 쟁점인 통상임금과 정년 연장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임금 12만3526원 인상하고,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정년을 기존 만 60세에서 최대 만 64세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요구하고 있다.

그 외 사회 양극화 해소 특별요구안으로 일방적 납품단가 인하 근절, 최저임금 미달 부품사에 납품 중단 등도 요구안에 담았다.

사측은 경영난과 미래차 패러다임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 같은 요구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나, 노조는 ‘경영난은 경영진의 무능함 때문이다’라면서 팽팽히 맞서는 모습이다.

노조는 이와 관련해 일괄제시안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자, 협상 결렬 선언과 함께 파업 준비에 돌입했다.

노조는 이달 23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137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뒤, 29일부터 30일까지 노조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파업이 가결되면, 노조는 8년 연속 파업에 돌입하는 것이다. 파업 일정은 여름휴가 이후인 내달 중순 이후에나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기아차 노조, ‘기본급 동결’ 두고 사측과 팽팽...파업카드 ‘만지작’

기아자동차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기아차 노조가 ‘파업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사측 압박에 나선 모양새다.

최근 기아차 노조는 “차기 교섭에서 사측에 추가 제시가 없으면, 쟁의활동에 필요한 수순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아차 노사는 지금까지 9차례 임협 교섭을 벌여왔으나, 기본급 동결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황이다.

기아차는 교섭에서 기본급은 동결하고 성과급으로는 기본급의 100%와 15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제시했다. 이는 12만3526원 인상과 지난해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한 노조 제시안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현재 사측은 지난 3월 통상임금과 관련한 노사 합의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기본급을 인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가뜩이나 판매량 부진과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것도 임금인상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이에 반해 노조는 당초 지급되어야 할 통상임금을 미뤄왔던 것이기 때문에, 이를 이유로 기본급을 동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사측과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노조의 파업 움직임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파업을 강행하는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신차효과와 환율 개선으로 실적이 다소 회복됐지만, 예년보단 못한 상황”이라면서 “경영위기가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노조가 당장의 임금인상과 처우개선에 급급해 파업카드를 꺼내든 것은 기업경쟁력을 갉아먹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