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찍고 미국 향하는 LG화학, SK이노에 견제구 날리나
중국 찍고 미국 향하는 LG화학, SK이노에 견제구 날리나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7.12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럼프 찬사 이후, 되레 LG화학 美배터리 공장 설립 검토"
"LG화학, SK이노베이션 대규모 美투자 의식했을 듯"
지난 4월 말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대해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사 간 ‘배터리전쟁’이 발발됐다. (사진=LG화학·SK이노베이션)
지난 4월 말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대해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사 간 ‘배터리전쟁’이 발발됐다. (사진=LG화학·SK이노베이션)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국내 전기차 배터리업체 1위 LG화학이 글로벌 영토를 넓히는 데 거침없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오는 2022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켄터키주 또는 테네시주에 2조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 현지에 짓는 두 번째 공장으로, 전기차 배터리 최대 격전지인 미국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처럼 LG화학이 중국에 이어 미국시장 선점에도 고삐를 바짝 죄면서 ‘배터리 전쟁’ 중인 SK이노베이션과의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中 공들였던 LG화학, 이제는 美 노린다...'생산거점 다각화'

이번에는 LG화학이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승부수를 띄우는 모양새다.

그간 LG화학은 대미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2012년 미시간주에 3000억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세운 이후 별다른 대미 투자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당초 업계에서는 1년여 전부터 LG화학이 미국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제2의 공장을 신설한다는 얘기가 나왔으나, 소문만 무성했다.

대신 중국 투자에는 숨 가빴다. 지난달 LG화학은 중국 로컬 기업 1위 지리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운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1월에는 1조2000억원을 들여 중국 난징에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작년 10월 난징에 2조1000억원을 들여 두 번째 배터리 공장을 짓기 시작한 지 3개월도 안 된 시점에서 다시 ‘통 큰 투자’를 단행한 것이었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이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생산거점 다각화에 나섰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제는 중국뿐 아니라 미국·유럽시장의 경쟁력 강화에도 공들일 때가 됐다는 판단 하에 말이다.

최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오는 2024년까지 배터리 매출액을 전체 매출의 50% 수준인 3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겠다"면서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화학사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시장의 비중을 50%이하로 줄이고, 현재 20%수준인 미국과 유럽지역의 매출을 4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LG화학은 미국뿐 아니라 폴란드 공장 외 유럽 내 추가 공장 설립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SK-LG 대결구도 연출...트럼프 '美투자 독려' 의식했나

이처럼 LG화학이 미국시장에 다시 박차를 가하면서 SK이노베이션과의 경쟁 구도를 그리게 됐다.

후발주자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 ‘화려한 신고식’을 거쳤다. 지난 3월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의 첫 삽을 뜨면서 미국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조지아주 공장은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 건설하는 1조1500억원 규모의 첫 배터리 공장으로, 단일 투자 건으로서는 조지아주 역사상 가장 큰 투자 규모여서 현지의 관심 역시 뜨거웠다.

이 덕분에 지난달 말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찬사를 받기도 했다.

국내 기업인과의 간담회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의 대기업 총수들을 이름을 거명하면서 대미 투자에 대한 감사를 표하기도 했으며, 더불어 추가 투자를 독려하기도 했다.

현재 트럼프와의 회동 이후 SK이노베이션의 미국 현지 투자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오는 2022년 양산을 목표로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공장 투자 규모를 최대 5조7500억원으로 늘릴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도 했다. 현재까지 투자한 1조1500억원에 5배에 버금가는 규모다.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대규모 대미 투자를 의식해 LG화학이 미국 공장 추가 설립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중국과 함께 글로벌 배터리 시장 투톱을 달린다”면서 “글로벌 배터리 수요 증가는 물론,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수주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LG화학의 대미 투자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