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앉은 상반기 해외수주...올해 '300억 달러 꿈’ 비상등 켜지나
주저앉은 상반기 해외수주...올해 '300억 달러 꿈’ 비상등 켜지나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7.0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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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지났는데도 더딘 수주 실적...중동 부진에 직격탄"
"하반기 수주 낭보 이어지나...'300억 달러' 기대 꺾기는 아직 일러"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금액은 119억2864만달러로 집계됐다. (자료=해외건설협회)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금액은 119억2864만달러로 집계됐다. (자료=해외건설협회)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올해 ‘해외수주액 300억 달러’의 꿈에 비상등이 켜진 분위기다.

1일 해외종합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금액은 119억2864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75억3005만달러보다 32.0% 줄어든 수치다.

벌써 반년이 지났지만, 건설업계와 정부가 제시한 올해 연간 해외수주 목표인 300억 달러의 절반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연간 목표치 도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수주 릴레이를 이어간다 하더라도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을지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 상반기 해외수주 부진은 중동 탓...현대·GS 뺀 주요 건설사 ‘잰걸음’

최근 몇 년간 해외건설 일감이 줄어들면서 ‘해외수주 300억 달러’는 한 해의 수주성적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됐다.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 2014년 660억 달러에서 2015년 461억 달러로 급격히 내려앉은 뒤, 2016년 282억 달러, 2017년 290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다가 지난해에는 321억 달러로 간신히 3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탄력받아 건설업계는 올해 300억 달러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예상보다 처참한 상반기 실적에 업계도 당혹스러워하는 눈치다. 올 상반기 해외수주 실적이 저조했던 것은 전통 수주 텃밭이었던 중동의 수주물량이 절반가량 급감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분쟁, 이란의 대내외 정세 불확실성 등으로 중동 일부 프로젝트의 낙찰이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다가 최대 해외시장으로 떠올랐던 아시아의 수주 부진도 한몫했다.

지역별 수주량을 보면, 중동은 36억3101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65억2281만달러 대비 44.3%나 급감했다. 아시아는 57억6516만달러로 작년 92억395만달러보다 37.6% 줄었다.

그 외 아프리카는 3억4868만달러로 전년 대비 34.4% 감소했으며, 태평양·북미는 2억4984만달러로 26.3% 늘었다. 유럽의 경우에는 16억7538만달러로 작년보다 404.9% 급증하며 5배 이상 뛰었다.

주요 건설사들의 실적도 아쉽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을 제외한 나머지는 작년 동기보다 급감했다.

건설사별 수주량을 보면, 현대건설은 25억486만달러로 작년 5억6976만달러보다 4.5배 가까이 늘었으며, GS건설은 17억2450만달러로 전년 6억5370만달러 대비 2.5배 이상 늘었다.

반면, SK건설(27억2921만달러→3889만달러)은 작년 상반기 수주의 15% 물량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삼성물산(25억1641만달러→12억6325만달러), 대우건설(9억8863만달러→5억327만달러), 포스코건설(5억6150만달러→2억1983만달러) 등은 작년 수주량의 반토막 수준을 기록했다.

그 외 현대엔지니어링(15억1883만달러→12억6550만달러), 대림산업(1억5723만달러→1억2764만달러), 롯데건설(1억3978만달러→1억126만달러) 등의 수주량은 작년 대비 10~20%대 감소율을 보였다.

■ 하반기 해외수주 낭보 뒷심 발휘할 듯...“아직 좀 더 지켜봐야”

업계에서는 상반기 수주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지언정 아직 비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하반기부터 굵직한 수주가 예고돼있어 뒷심으로 수주량 300억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간 해외 수주결과 발표는 3분기 이후에 집중돼왔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유가 상승으로 하반기 중동 국가의 발주량이 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더욱이 지난달 말 무함마드 왕세자의 방한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발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ARAMCO)의 마르잔 필드 가스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는 현대건설이 유력하다. 이는 28억 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최종 결과는 이달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따온 수 조원대 규모의 수주계약이 아직 반영되면 하반기부터 수주실적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초 SK건설이 수주한 12억7445만달러 규모의 영국 런던 실버타운 터널 프로젝트는 상반기 집계에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같은 달 말 한국수력원자력을 주축으로 꾸려진 팀코리아가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정비사업권도 마찬가지다.

신동우 해외건설협회 실장은 “상반기 해외수주가 기대에 다소 못 미치긴 하나, 연말에 한해 수주량의 3분의 1이 몰려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한다”면서 “하반기 수주를 차질없이 마무리하면 올해 수주목표액이 300억~350달러까지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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