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따라잡기] 정민태 '여유로운 자가 진정한 승리자'
[성공따라잡기] 정민태 '여유로운 자가 진정한 승리자'
  • 아이엠리치
  • 승인 2006.04.0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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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산업이 번창하는 요즘의 인기 검색어 중 하나는 복식 호흡이다. 스포츠인들 사이에도 심호흡을 통해 집중력 향상을 꾀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극도의 순간 집중력이 요구되는 양궁이나 사격 선수들이 선호한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하는 태릉 선수촌에서는 가끔 호흡을 통한 집중력 특강이 열릴 정도다.

 

프로야구 형대 유니콘스의 정민태도 호흡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호흡을 따로 배우지는 않았지만 많은 요령을 알고 있다. 수많은 게임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호흡 방법을 체득한 것이다. 2003년에 세운 한국 프로야구의 금자탑인 선발 투수 세계 연승 신기록(22연승)도 호흡의 요령을 몰랐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정민태의 한양대 2년 선배인 김동수(현대 포수)는 그를  '완급 조절의 명수'라고 단언한다. '강약 조절을 통한 타자들과의 타이밍 싸움, 즉 기(氣) 싸움에서 그는 항상 우위에 있다'는 게 그의 평가다. 예전에는 빠른 공만 고집할 때도 있었지만,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지금은 자신의 나이를 감안해 타자의 스타일에 따른 강약 조절을 철저히 해나간다는 얘기다.

 

또 위기 상황이 닥치거나 어려운 타자를 앞에 두었을 때에는 호흡을 길게 끌어 상대의 리듬을 깨뜨리는 데 일가견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 요미우리에서 2001년부터 2년 동안 활동하면서 2승1패밖에 거두지 못했던 것도 사인 탓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서 아픔을 겪은 정민태는 2003년 한국에서 17승 2패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한국에 온 그는 위기 상황이 되면 본능적으로 한 템포 천천히 볼을 던졌다. 그럴 때에는 경황이 없어 던지는 데에만 급급하기 쉬운데 그는 여유를 찾기 위해 짐짓 견제구 등을 던지면서 시간을 번 것이다. 그리고는 느리고 긴 호흡을 통해 마음을 안정시키곤 했다.

 

투수는 외롭다. 마운드에 서는 순간 혼자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야수들이 있지만 투수가 타자를 막지 못하면 팀은 무너지게 마련이다. 투수는 장판교에서 조조의 백만 대군에 맞선 장비의 기개를 갖춰야 한다. 마운드에 선 투수는 다음 세 가지를 마음에 새겨야 승리할 수 있다.

 

첫째, 어떤 타자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둘째, 내 공에 자신감을 갖는다.

 

셋째,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라.

 

인생에 있어 직장생활이란 한 편으로 야구의 투수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서게 되면 철저하게 고독과 맞서며 때론 공 하나에도 끈질긴 인내와 판단을 해야만 한다.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갖되 조급하지 않는 여유로움이 있을 때 비로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음에서다.

 

[이상주 스포츠전문기자] 참조 <이 경기장에선 내가 최고다> (대교베텔스만. 2006) (사진 = 현대 유니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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