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감춘 강남권 '로또아파트' 열풍...발길 옮기는 청약자들
자취 감춘 강남권 '로또아파트' 열풍...발길 옮기는 청약자들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4.30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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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그랑자이·디에이치 포레센트, 한산한 주말 견본주택"
"1년 새, 사라진 로또아파트...떠오른 사전 무순위 청약"
지난해 3월 강남권 ‘로또아파트’로 불리던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견본주택 오픈 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3월 강남권 ‘로또아파트’로 불리던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견본주택은 기나긴 대기줄로 북새통을 이뤘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지난해 서울 강남권 분양시장은 ‘로또아파트’ 열풍에 힘입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당첨만 되면 수 억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한다는 이른바 ‘로또아파트’는 예비청약자들의 발길을 끌어오기엔 충분했다. 견본주택 앞은 이른 새벽부터 방문객들로 북새통이었고, 긴 대기줄의 행렬은 족히 1km를 넘었다. 정부의 전수조사 엄포에도 불붙은 청약열기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1년 새, 강남권 분양시장의 분위기는 이전과 사뭇 달라졌다.

■ ‘평당 분양가 4500만원’ 훌쩍 넘으니...그랑자이도, 디에이치도 한산

모처럼 서울 강남권 ‘대어’가 나왔지만, 분양시장은 아직 달아오르지 않은 분위기다.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그랑자이'와 현대건설의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포레센트'의 견본주택이 개관했지만, 작년과는 대조적으로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두 단지의 견본주택에서는 기나긴 대기행렬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들 단지는 올해 첫 강남권 분양단지로, 더블역세권의 우수한 교통망, 강남8학군을 갖춘 뛰어난 교육환경으로 일찍이 수요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한산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작년 강남권의 ‘로또청약’ 열풍은 자취를 감춘 모습이다.

이들 단지는 주변 시세와 맞먹는 높은 분양가로, 최대 수 억원의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는 기존 로또아파트와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까다로워진 대출규제와 높아진 청약 진입장벽으로 예전 수준의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방배그랑자이는 방배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총 758가구 중 25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분양가는 3.3㎡ 당 평균 분양가 4687만원으로, 84㎡의 경우에는 17억38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서초동에서 분양한 래미안리더스원(4489만원)과 비교해 3.3㎡당 분양가가 200만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분양가가 높다보니, 가장 작은 평형인 59㎡ 역시 9억원을 훌쩍 넘으면서 모든 평형은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능하다.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 포레센트’도 마찬가지다. 이 단지는 일원대우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총 184가구 중 62가구가 일반분양분이다. 3.3㎡당 평균 분양가 4569만원으로, 전용 84㎡의 경우 14억1100만원에서 16억4450만원 수준이다.

이 때문에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전체 80%이상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어야만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어 청약에 망설이는 수요자들이 적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일단 강남권 물량이 희소성이 있어 완판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 “무주택자이면서 자금조달을 위해 적어도 현금 10억원 보유하고 있어야하기 때문에 청약경쟁률이 이전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떠오른 제3의 청약 방식...현금부자들 ‘사전 무순위 청약’ 눈독

오히려 자금력을 갖췄어도 1순위 청약 자격이 없는 현금부자들은 무순위 청약에 승부를 거는 모양새다.

사전 무순위 청약은 청약 당첨자 계약 후 잔여세대 발생 시 무순위 청약 당첨자가 우선적으로 계약할 수 있는 청약제도다. 청약통장 보유, 주택 소유 및 세대주 여부와도 무관하게 접수를 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앞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는 지난 10~11일 사전 무순위 청약에서 1만4376건의 신청서를 받았다. 이는 1순위 청약자 수 4857명의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 ‘방배그랑자이’의 무순위 청약은 흥행할 것으로 점쳐진다. 방배그랑자이는 1순위 청약에 앞서 내달 2일부터 이틀 간 사전 무순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건설사들도 청약제도 개편으로 부적격 청약 당첨자가 속출하면서 무순위 청약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추세다.

올 초 분양한 동대문구 `e편한세상 청계센트럴 포레`는 1순위 청약에서 3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어도 일반분양 물량의 15%에 해당하는 잔여분이 발생했다.

이어 지난달 분양에 나선 서대문구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는 일반분양물량 263가구 중 174가구가 미계약 물량으로 나왔다. 당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1.14대 1을 기록했지만, 당첨자 41.5%가 끝내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셈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사전 무순위 청약으로 소위 대박나면, 건설사들은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고 미계약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면서 “방배그랑자이의 청약 흥행여부에 따라 강남 분양단지들이 사전 무순위 청약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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