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찬 기자의 영화 속 보험] 영화 ‘생일’, 순남의 우울증 약은 보험으로 보장 될까?
[박재찬 기자의 영화 속 보험] 영화 ‘생일’, 순남의 우울증 약은 보험으로 보장 될까?
  • 박재찬 기자
  • 승인 2019.04.19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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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보험이 보장하지 않아... 신경정신과 진료시 실손보험은 보장해
억지 슬픔 대신 마음속 깊이 슬픔을 담아두고 사는 사람들 모습 그려
영화 ‘생일’은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사진=영화 ‘생일’ 포스터)

영화 ‘생일’은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정일(설경구)와 순남(전도연)은 아들 수호(윤찬영)를 잃고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해외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정일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지만 어린 딸 예솔이(김보민)는 아빠를 알아보지 못하고, 아내 순남도 정일을 반기지 않는다. 순남은 남편에게 증오와 분노가 남아있지만 예솔이를 통해 이 가족의 관계는 점차 회복된다. 그리고 올해도 세상을 먼저 떠난 아들 ‘수호’의 생일이 다시 돌아오고, 수호의 가족과 친구들은 함께 모여 서로 간직했던 특별한 기억을 나누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

우울증, 공황장애 등의 정신질환, 보험으로 보장 받을 수 있을까?

영화 ‘생일’에서 순남은 세상을 떠난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에 잠겨 하루 하루 살아간다. 순남의 슬픔은 남편에 대한 원망과 아들에 대한 미안함까지 뒤섞여 심각한 우울증, 공황장애 등을 겪었고 순남이 힘들어할 때 이를 진정시키는 약을 먹는다. 순남이 우울증약을 복용하기 위해 신경정신과를 찾았다면 보험이 이를 보장할까?

정신질환에 대해 보장하는 보험은 거의 없다. 단 치매는 치매를 보장하는 상품에 한에서 보험금을 지급한다. 정신질환으로 신경정신과에서 질료를 받고 우울증약이나 수면제를 처방 받을 경우 실손의료보험이 자기부담금을 제하고 보장한다. 최근 크고 작은 사건·사고로 인한 트라우마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공황장애, 불면증 등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은 평생 동안 한 번 이상은 정신질환을 앓는 것으로 나타날 정도로 흔한 질병이 됐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여전히 정신질환에 대해 문턱이 높다. 수면제나 우울증약을 처방받은 기록이 있으면 보험금 지급에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고, 신경정신과 진료기록 때문에 아예 보험가입이 거절되는 사례도 대부분이다. 보험사들은 약관에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 면책 예외조항이라고 명시하기도 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정신질환으로 인한 피해의 보장범위가 크고, 정신질환의 특징상 다른 질병보다 모럴헤저드 위험도 커 보장은 물론이고, 청약도 인수하지 않다.

영화 ‘생일’은 감독의 배려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충분히 볼만한 영화다. (사진=영화 ‘생일’)

마음속 깊은 곳에 슬픔을 담아두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 그려

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오면, 영화 ‘생일’은 억지로 짜내는 슬픔 대신 마음속 깊은 곳에 슬픔을 담아두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다. 영화 ‘생일’은 감독의 배려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충분히 볼만한 영화다. 영화는 세월호 참사 이후 남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세월호를 거의 거론하지 않을 정도로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진행한다. 특히 정치적 색깔이나 참사에 대한 분노 대신 큰 슬픔을 겪고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의 가장 빛난는 것은 배우 전도연과 설경구의 연기다. 두 배우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마음속 깊은 곳에 담아두고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척 살아가는 부모의 연기를 묵직하게 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한번도 폭발하지 않았던 두 배우의 감정이 각각 딱한번 폭발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다. 이 밖에 김수진, 이봉련 등 조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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