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규제에 멈춰선 재건축...리모델링만 '봄바람'
꽉 막힌 규제에 멈춰선 재건축...리모델링만 '봄바람'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4.17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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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까지 불어온 리모델링 바람...잠원훼미리 수주전 후끈"
"재건축 규제 반사이익에 리모델링 각광...시장 성장 가능성 충분"
최근 포스코건설이 서울 서초구 잠원 훼미리아파트 리모델링 수주에 성공했다. (사진=네이버지도)
최근 포스코건설이 열띤 수주전 끝에 잠원 훼미리아파트 시공권을 거머쥐면서 리모델링 시장에 활기가 돋고 있다. (사진=네이버지도)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정부의 겹겹 규제로 서울 일대 재건축 사업이 추진 동력을 잃었지만, 리모델링만큼은 활기를 띄고 있다.

재건축 사업의 퇴로가 막히면서 재건축보다 절차와 비용 면에서 합리적인 리모델링 사업이 각광받고 있다. 대형건설사들도 너도나도 리모델링 시장에서 활로를 찾으면서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 잠원 훼미리아파트, 열띤 리모델링 수주전...달라진 온도차

최근 서울 서초구 잠원훼미리아파트가 리모델링 시공사 선정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잠원훼미리아파트 조합은 지난 13일 오후 열린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조합원의 과반수이상의 지지를 얻은 포스코를 시공사로 선정했다.

1992년 입주한 잠원훼미리아파트는 최고 18층, 총 3개 동으로 이뤄진 288가구 규모의 중소형 단지다. 포스코건설은 각 동을 20층으로 수직 증축해 용적률을 현재 274%에서 400%로 상향시키는 공사를 도맡게 됐다.

특히, 해당 단지의 시공권을 두고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이 '3파전'을 벌였다. 대형건설사 3곳이 동시에 리모델링 수주전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이들 건설사들은 스카이라운지, 공중정원, 커튼월 외관 등 프리미엄 재건축 단지 못지않은 특화설계를 내세워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수주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재건축 사업의 보릿고개가 길어지면서 건설사들이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지 조건만 뛰어나다면야 대형건설사들도 마다하지 않고 리모델링 수주에 의욕적으로 뛰어드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지난해 말에는 GS건설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건영'을, HDC현대산업개발이 서초구 잠원동 '한신로얄'을 각각 시공하면서 리모델링 부문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포스코건설의 경우에는 일찍이 리모델링 수요 확대에 맞춰 2014년부터 리모델링사업 전담부서를 운영해 왔으며, 잠원훼미리아파트를 비롯해 지금까지 총 13건의 리모델링 사업 시공권을 확보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도 리모델링 사업에 임하는 건설사들의 자세가 이전과 달라졌다고 평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무리하게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기 보다는 단지의 여건에 따라 리모델링 사업을 택하는 것도 적정한 대안”이라며 “건설사들도 리모델링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 재건축 대안 떠오른 리모델링...넘어야할 과제도 산적

이처럼 리모델링이 각광받게 된 것은 재건축 규제의 반사이익 덕분이다.

리모델링 사업은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등의 난제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이 강점이다. 수 억원대의 재초환 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되며, 리모델링의 경우에는 준공 15년부터 사업 추진이 가능해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재건축보다 추가 분담금이 적고 사업기간도 짧아 효용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재건축 추진이 여의치 않은 단지들은 리모델링으로 선회하는 추세다.

최근 재건축 사업이 무기한 연기된 대치쌍용1·2차의 경우에는 재건축 외 리모델링 등의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 외 서울시 개포 대청, 대치 선경3차, 대치 현대1차, 이촌 현대, 둔촌 현대1차, 둔촌프라자, 경기도 성남시 분당 느티마을3단지, 느티마을4단지, 매화1단지, 무지개4단지, 한솔마을5단지 등이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낙관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재건축 사업의 고강도 규제로 정비사업의 새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내부 주민 갈등과 사업성을 두고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 2014년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되면서 규제가 완화됐지만, 서울에서 착공에 들어간 곳도 지난달 포스코건설이 첫 삽을 뜬 서초 우성9차 아파트가 유일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이 각광받고 있지만, 내력벽을 남긴 상태에서 건물을 올려야 돼 까다로운 기술이 수반돼야한다”며 “앞으로 리모델링 아파트가 속속 완공된다면, 기술력과 시장 규모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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