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문 닫겠다는 르노삼성, 가까워진 ‘최악의 시나리오’
잠시 문 닫겠다는 르노삼성, 가까워진 ‘최악의 시나리오’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4.12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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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째 계속된 르노삼성 노사분규...결국 꺼내든 '셧다운' 조치"
"이미 본격화된 생산감축...돌파구 찾기엔 뒤늦어"
르노삼성차 노사가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둘러싸고 10개월째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르노삼성차 노사가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둘러싸고 10개월째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생산절벽’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맞닥뜨리게 됐다.

최근 르노삼성이 장기간의 노사 분규로 부산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지자, 이번에는 초강수로 ‘셧다운(일시가동중지)’을 꺼내들었다.

현재 르노삼성은 위탁생산 중인 닛산 로그의 생산물량이 반토막난데다가, 후속 신차 물량배정마저 불투명해지면서 생산감축이 현실화되고 있다.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이대로라면 르노삼성은 연내 일감절벽에 다다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 째깍째깍 다가오는 ‘생산절벽’...로그도, 신차도 멀어져

르노삼성이 생산절벽에 빠르게 내몰리고 있는 모양새다.

12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부산공장은 오는 29∼30일, 내달 2∼3일 총 나흘 간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 이는 르노삼성이 ‘프리미엄 휴가’를 강제 실시해 공장 문을 잠시 닫기로 한 것이다.

프리미엄 휴가는 법적 휴가 외에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휴가로, 회사가 필요할 경우 그중 일부를 단체휴가로 쓸 수 있다. 르노삼성은 이달 말께 3∼5일 정도의 '프리미엄 휴가'를 실시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을 노조에 전달한 바 있다.

이미 부산공장은 생산 감축으로 ‘셧다운’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최근 닛산은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위탁 생산하던 로그를 지난해 10만대 수준에서 올해는 40% 줄어든 6만대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통보했다.

여기에다가 북미 지역에 로그 판매 부진으로 1만8000대는 생산이 줄어들었고, 부산공장이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서 나머지 로그물량 4만2000대 중 2만4000대가 일본 규슈 공장으로 이관했다.

현재 2만여대의 위탁생산 물량을 소진하면 공장 가동률은 50%대로 떨어져 2교대 근무에서 1교대 근무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르노그룹 본사는 당초 부산공장에 배정될 예정이었던 크로스오버 SUV 신차인 ‘XM3’의 유럽 수출물량을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으로 넘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XM3는 이달 말 부산공장에서 시범생산이 시작되어야 되지만, 현재는 감감무소식이다.

더 큰 문제는 수출물량 배정이 불투명한 가운데 오는 9월 로그 위탁생산이 종료된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에게 있어서 로그는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르노삼성이 지난해 생산한 차량은 총 21만 5809대로, 이 중 로그 수출물량이 10만 7262대로 절반이상이다.

■ 결국 폐쇄 수순으로 이어지나...생산쇼크 돌파구 ‘미지수’

이대로라면 르노본사가 부산공장 철수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르노삼성은 생산공장부터 연구시설, 자체 내수시장까지 있어 르노그룹에게서는 제법 모양새를 갖춘 계열사로 통한다.

그러나 부산공장의 로그 생산비용이 르노그룹 전체 3위권으로 높은 편에 속해 생산대비 효율성이 부족한데다가, 최근 노사 갈등이 9개월째 이어져 르노그룹의 신뢰를 잃은 상태다.

지난해 6월 처음 임금 및 단체협상을 시작한 르노삼성은 지금까지 모두 25차례에 걸친 협상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르노본사의 경고에도 아랑곳않고 노사의 '강 대 강 대치' 속 노조는 수 차례 파업을 벌여왔다.

만일 로그의 후속 수출물량을 확보하지 못했을 시 내수 판매에 의존해야 되지만, 지난해 세단 SM5·6·7과 SUV QM3·6의 내수 판매량은 9만대 수준이다. 전체 국내외 생산량의 40%를 밑돈다.

이에 따라 후속 수출물량이 아예 물 건너가면, 결국 공장폐쇄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이 셧다운까지 꺼내들었다는 것은 심각한 사태에 이르렀다는 것”이라면서 “만일 노사가 임단협을 마무리하더라도 일감 확보가 제대로 될지 미지수여서 현재로썬 부산공장이 폐쇄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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