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행보 걸어온 신한·하나은행장... 현장 경영, 첫 발부터 엇갈려
비슷한 행보 걸어온 신한·하나은행장... 현장 경영, 첫 발부터 엇갈려
  • 박재찬 기자
  • 승인 2019.04.03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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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은행장, ‘고객중심’... 가장 먼저 고객 찾아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조직 재정비’... 직원들과 소통 나서
진 신한은행장은 지난 2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경영진 40여명과 함께 서울·경기 지역 우수 고객 3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조찬 세미나을 가졌다. (사진=신한은행)

[화이트페이퍼=박재찬 기자] 지난달 취임한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의 첫 현장 경영 행보가 엇갈렸다. 진 신한은행장은 가장 먼저 고객을 찾았고, 지 하나은행장은 직원들을 찾아갔다. 은행장 내정 당시부터 ‘글로벌 전문가’, ‘세대교체’, ‘디지털화’ 등의 공통의 화두로 비교돼 온 이들이 첫 현장 경영에서 각자의 길을 간데는 각 은행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각각 은행장 취임식 당시에도 진 신항은행장은 ‘고객중심’을 여러차례 강조한 반면, 지 하나은행장은 하나·외환은행의 외형적 통합에 이은 ‘정서적 통합’을 위한 조직 재정비를 강조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취임한 진 신한은행장은 첫 현장 경영으로 서울·경기 지역 우수 고객 3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조찬 세미나을 가졌고, 지 하나은행장은 인근 지역 영업점 및 본점 직원 200여명과 생방송 간담회를 갖고, 이후 인근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겨 격 없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내정부터 취임까지 비슷한 행보를 걸어온 두 은행장

지난달 21일과 26일 지성규 KEB하나은행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각각 취임했다. 이들은 은행장으로 내정될 때부터 글로벌 전문가와 세대교체로 함께 비교됐다. 진 신한은행장 일본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일본통’이다. 지 하나은행장은 중국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중국통’이다. 또 이들은 시중은행장 세대교체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지 하나은행장은 1963년 생으로 시중은행장 중 가장 젊은 행장이다. 진 신한은행장도 1961년 생으로 지 하나은행장에 이어 주요 시중은행장 중 두 번째로 젊다. 1960년대 생 시중은행장의 포문은 지난 2017년 취임한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열었고, 올해 취임한 진 신한은행장과 지 하나은행장은 본격적으로 주요 시중은행장 세대교체를 알렸다.

‘글로벌 전문가’로써 나란히 은행장에 취임한 진 신한은행장과 지 하나은행장에 대한 관심은 세대교체와 함께 자연스럽게 최근 은행권의 최대 화두인 ‘디지털화’로 쏠렸다. 은행의 디지털화에 대해 진 신한은행장은 “은행의 디지털화를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고 디지털화와 관련해 올해부터 채용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 하나은행장도 “디지털 전환으로 데이터 기반의 정보회사로 탈바꿈 하겠다”며 “모바일 인터페이스를 새롭게 구축하고 디지털 전문가를 영입하겠다”고 말했다.

진 신한은행장과 지 하나은행장은 내정부터 취임까지 비슷한 행보를 걸어왔다. 하지만 취임과 함께 첫 행보는 차이를 보였다. 지 하나은행장은 취임식 당시 ‘조직 재정비’를 강조했다. 그가 취임하기까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 전 은행장의 3연임에 대한 노조의 반대가 있었고, 외형적으로는 하나·외환은행이 통합했지만, ‘정서적 통합’은 지 하나은행장의 또 다른 과제이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국민은행을 제치고 리딩뱅크에 올라선 신한은행의 진 행장은 취임식에서 “진정한 리딩뱅크가 되기 위해서 첫 번째로 기억해야 하는 가치는 고객”이라며 여러 차례 ‘고객중심’을 강조했다.

지 하나은행장은 지난 1일 오후 을지로 본점 강당에서 ‘은행장과 함께하는 소통과 공감’ 생방송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KEB하나은행)

첫 현장 경영부터 서로 다른 길 걸어

취임식을 통해 강조한 대로 두 신임 해장의 행보는 첫 현장 경영에서부터 엇갈렸다. 진 신한은행장은 고객을 먼저 찾았고, 지 하나은행장은 직원들과에 소통에 중점을 뒀다. 지 하나은행장은 지난 1일 오후 을지로 본점 강당에서 ‘은행장과 함께하는 소통과 공감’ 생방송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200여명의 인근 영업점 및 본점 직원들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지 행장은 간담회 이후 인근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겨 직원들과 치맥을 함께하며 격의 없는 대화를 이어갔다. 지 하나은행장은 취임과 동시에 전국적 소통행보를 이어가고 있고, 6개월 안에 전국 영업본부 지점장들을 모두 만날 예정이다.

지 하나은행장은 “직원들이 겪는 고충을 빨리 파악하고 이를 시급히 해소하는 것은 은행장의 중요한 소임이다”며 “부지런히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수렴해 혁신을 발판으로 한 역동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진 신한은행장은 지난 2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경영진 40여명과 함께 서울·경기 지역 우수 고객 3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조찬 세미나을 가졌다. 이 세미나는 진옥동 은행장의 첫번째 고객 소통 행사로 중소·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와 PWM 등 다양한 고객과 만나 감사를 전하고, 동시에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자리였다. 진 신한은행장은 서울·경기 지역 고객과의 소통을 시작으로 이달 중 전국 주요 영업현장을 방문해 고객을 만나 현장의견을 듣는 본격적인 현장 경영에 나설 계획이다.

진 신한은행장은 “모든 것을 고객의 관점에서 돌아보면서 산업 현장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경영에 가장 먼저 반영하겠다”며 “기업별로 최적화된 금융 서비스를 적시에 제공하고 그룹 차원의 ‘혁신금융 추진위원회’를 통해 기업과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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