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수년 째 같은 목표 '매출 2조원'...신임 조합장도 도전장 제출
서울우유, 수년 째 같은 목표 '매출 2조원'...신임 조합장도 도전장 제출
  • 이재정 기자
  • 승인 2019.03.2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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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진섭 신임 조합장, 취임사에서 임기 내 매출 2조 달성 포부 밝혀
경쟁사보다 더딘 사업다각화ㆍ조직문화 쇄신 현실화될까?
서울우유협동조합 20대 조합장에 당선된 문진섭 전 감사는 지난 21일 취임사를 통해 "매출액 2조원 달성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밝혔지만 사업다각화와 조직문화 쇄신이 전제돼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서울우유협동조합 20대 조합장에 당선된 문진섭 전 감사는 지난 21일 취임사를 통해 "매출액 2조원 달성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밝혔지만 사업다각화와 조직문화 쇄신이 전제돼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화이트페이퍼=이재정 기자] 서울우유의 새 조합장이 임기 내 매출 2조원 달성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 13일 진행된 서울우유협동조합 조합장 선거에서 문진섭 전 감사가 20대 조합장에 당선됐다. 문 조합장은 21일 취임사를 통해 "매출액 2조원 달성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매출액 2조원은 사실 올해 5월로 임기가 끝나는 송용헌 조합장이 이미 4년 전부터 외쳐온 목표치다. 업계에선 국내 동종 업계에 수입 제품까지 합세하면서 시장 경쟁이 심화된데 반해 사업다각화, 조직문화 쇄신 속도를 내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진섭 전 감사는 이번 조합장 선거에서 선거에 참여한 조합원 1546명 중 876명에게 표(득표율 56.7%)를 얻어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주요 공약으로 임기 내 매출 2조원 달성, 수입제품 대비 국내산 치즈 경쟁력 확보, 스마트 낙농도입 등을 내세웠다. 문 신임 조합장은 2023년까지 향후 4년간 임기를 보내게 된다.

문 신임 조합장은 취임사에서 “임기동안 선택과 집중으로 매출액 2조원 달성의 초석을 다지겠다”며 “고객의 요구에 맞는 신제품 개발과 더불어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여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FTA 시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국산 치즈 제품 개발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 조합장은 “2020년 통합 신공장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조기 안정화에 집중하고 조합의 혁신과 조직문화 개선, 조합원의 낙농 지원 및 복지 또한 강화하겠다”며 향후 운영 방침을 밝혔다. 

꾸준한 신제품 比 신사업 스코어는 '0'에 가까워

서울우유는 그동안 우유 발효유 치즈류 등 유제품부터 음료류, 커피류까지 제품 라인을 확대하며 꾸준히 신제품을 내놨다.

반면 사업 다각화 측면에는 식품 제조 사업에만 머물러 신사업은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 2017년에 반려동물 전용우유를 출시해 반려동물제품 시장에 뛰어든 정도다. 여기에 유제품 디저트카페 '밀크홀1937'이 신사업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아직 3개 지점에 불과해 걸음마 수준이다. 서울우유의 전체 매출 가운데 유가공부문 매출이 85%에 이르는 이유다.

26일 서울우유는 롯데백화점 관악점에 '밀크홀1937' 팝업 스토어를 열었지만 외식산업 진출을 위한 공격적 출점보다 브랜드 홍보를 위한 공간 설치에 더 가깝다는 관측이다.   

우유 제품 시장의 최고 경쟁사인 매일유업의 경우 외식사업 부문을 아예 물적 분할해 자회사 엠즈씨드를 설립했다.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커피 프렌차이즈 '폴바셋'은 3월 현재 117개 지점으로 늘어난 상태다.

서울우유는 우유부문 점유율에선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유업계 매출 1위 자리는 매일유업에 내준 상태다. 2017년도 기준 총 매출의 경우 1조6238억원에 그쳐 매일유업(1조6382억원)을 넘지 못했다.

매일유업(현 매일홀딩스)은 우유류 위주의 유업 회사로 출발했지만 발효유와 음료, 유아용 분유, 이유식 등 식품을 넘어 유아동 의류 및 기타 용품까지 사업을 다각화했다. 커피 전문점과 음식점 등 외식사업체도 설립했으며 와인 전문 회사를 세우고 가공식품 회사를 흡수해 치증 등 프리미엄 가공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식품시장 경쟁력 제고에도 힘써왔다. 최근엔 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가정간편식까지 내놓은 상태다.

이러한 매일홀딩스의 사업 다각화 행보와 달리 서울우유가 유제품 위주의 식품 라인업에만 몰두해 온 점이 전체 매출액의 역전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경직된 조직문화, 성찰에 이어 실천도 뒤따라야   

문진섭 신임 조합장은 취임사에서 조합의 혁신과 조직문화 개선에 대해 언급했다.

서울우유는 타 유업업체들이 투자자(주주) 소유 기업인 주식회사 형태인 반면, 서울우유는 사업 이용자(조합원)들이 협동하여 출자한 이용자 소유기업이다.

이윤 추구 동기가 주주의 이윤 추구인 주식회사와 달리 조합원의 편익 증진에 있으며 주요 의사결정이 전 조합원들에 따라 이뤄져 민주적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경직된 조직문화가 시장 경쟁력 제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내부에서도 꾸준히 공유돼 왔다.

송용헌 전 조합장의 경우 올해 1월 신년사에서 “인지(認知)된 위기는 극복할 과업”이라며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조직문화 혁신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전 조합장은 "구성원들의 가치관은 변하고 있으나 우리의 문화는 여전히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과감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합리적 판단과 수평적 소통, 새로운 지식과 가치관을 흡수하는 유연한 자세를 가질 것"을 촉구했다.

이러한 예로 송 전 조합장은 상명하복, 불문곡직을 바라는 동시에 창의성과 능동적인 자세를 원하는 이중성과 조직을 위한 개인의 희생이 당연하던 시대의 논리로 젊은 구성원들에게 강요하는 태도 등을 지적했다.

서울우유의 조직문화와 관련해 한 재계 관계자는 "현재 모든 기업이 직면한 시장 환경은 개방적이고 유연한 사고로 임해도 따라가기 벅찰 만큼 급변하고 있다"면서 "조합이라는 조직의 특성 또한 존재하지만 기업이 시장이라는 보편적인 환경에 놓인 것 또한 인식하고 변화를 위한 실천에 돌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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