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 식사, 소비자도 식품ㆍ유통업계도 고민...스카이캐슬 못지 않은 '먹는 장사' 경쟁 과열
한끼 식사, 소비자도 식품ㆍ유통업계도 고민...스카이캐슬 못지 않은 '먹는 장사' 경쟁 과열
  • 이재정 기자
  • 승인 2019.03.12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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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에 맛, 영양과 신선함까지...늘어만 가는 소비자 욕구에 기업 고민도 깊어져
지난 11일 유명 유투버가 자신이 운영하는 채널에 '배달 음식'과 '수제 음식' 24시간 배틀 영상을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한 끼 식사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소비자들의 고민이 식품제조 유통 외식 업체 등 일명 '먹는 장사' 업체들간의 경쟁 구도를 심화시키고 있다.(사진=유튜브 해당 페이지 캡처)
지난 11일 유명 유투버가 자신이 운영하는 채널에 '배달 음식'과 '수제 음식' 24시간 배틀 영상을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한 끼 식사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소비자들의 고민이 식품제조 유통 외식 업체 등 일명 '먹는 장사' 업체들간의 경쟁 구도를 심화시키고 있다.(사진=유튜브 해당 페이지 캡처)

[화이트페이퍼=이재정 기자] '한 끼 식사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소비자들의 고민이 식품유통업계를 3분 천하로 가르고 있다. 편리하고 경제적인 한 끼 식사를 추구하면서 HMRㆍ배달음식ㆍ외식 산업 등 일명 '먹는 장사'의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만족스러운 소비를 추구하는 '가치 소비' 트렌드가 강해지면서 이러한 사업 구도간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제 집밥ㆍ배달음식ㆍ간편식...한끼 식사 고민 커진 소비자들 

지난 11일 유명 유투버가 자신이 운영하는 채널에 '배달 음식'과 '수제 음식' 24시간 배틀 영상을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20대로 보이는 자취생 남성 중 한명은 하루 식사를 집에서 직접 만든 음식으로 해결하고 다른 한명은 배달음식을 시켜먹으며 맛과 가격 등을 비교하는 모습이 소개됐다. 메뉴는 볶음밥, 떡볶이, 후라이드 치킨, 햄버거, 김치찌개 등이었다. 

수제 음식의 경우 메뉴가 정해질때마다 장을 보러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과 조리하는 수고와 시간이 할애돼 편리함 면에서는 대부분 배달음식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맛도 한정된 재료와 서툰 솜씨 탓에 대부분 배달음식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수제 볶음밥의 경우 중국집 볶음밥의 식감을 따라가기 위해 3분 즉석 짜장을 넣는 등 HMR제품을 활용하기도 했다. 반면 후라이드 치킨의 경우 수제가 1만1500원, 배달 치킨이 1만8000원으로 가격 차이가 커서 가성비 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치찌개 대결에서는 '엄마표 김치'와 양질의 고기가 맛의 차이를 내면서 배달 김치찌개를 앞질렀다. 이 동영상은 하루만에 65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했다. 댓글에 요리비법을 귀띔해주거나 '역시 집밥이 건강하다' 또는 '배달음식도 건강하다'는 상반된 의견들도 뒤따랐다. 이 채널의 운영자들은 이밖에도 다양한 가공식품 시식하고 평가하거나 초저가 외식 메뉴를 탐방하는 동영상도 게시하고 있어 구독자수가 34만명을 넘어섰다. 

외식 줄고 배달 늘며 엇갈린 희비  

이처럼 편리한 식생활을 추구하는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전통적인 '집밥을 대체할 한끼 식사'를 겨냥한 식품 외식 산업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한끼를 간편하게 해결하려는 욕구에 제대로 된 건강한 한끼를 챙겨먹으려는 욕구가 더해지면서 업계의 고민도 더 깊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8월 '가정간편식(HMR), 혼밥 등 식품 트렌드 변화에 따른 안전관리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외식업계의 경우 소비 침체와 다양성, 가치를 추구하는 트렌드에 따라 매출이 크게 줄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 신세계푸드의 올반, 이랜드그룹의 애슐리, 롯데리아 등 대기업의 잘나가던 브랜드 매장들도 줄줄이 문을 닫았다. 남은 매장은 획일적인 맛과 콘셉을 지역별 소비자 욕구에 맞게 차별화하는 추세다. 

배달 음식 업계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반 배달음식 시장의 경우 늘어난 배달이 매출로 이어져 미소 짓는 업체들이 있는 반면 배달비 앱 비용 부담에 원재료비와 인건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마진이 크게 줄어 울상인 업체들도 있어서다. 반면 완제품 HMR이나 밀키트 같은 반조리 제품, 요리 재료용 신선식품 배송 시장은 급성장중이다. '샛별배송'을 모토로 새벽 신선식품 배송 사업을 시작한 마켓컬리는 매출이 2015년 첫 해 30억원에서 지난해 1800억원까지 늘었다. 쿠팡 등의 e커머스 업체에 롯데, 신세계 등 유통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의 몸집과 몸싸움도 더욱 커지고 있다.            

식품계 '스카이캐슬' HMR시장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은 단연 HMR 시장이다. HMR은 홈 밀 리플레이스먼트(Home Meal Replacement  : 가정식 대체식품)의 머리글자로 일종의 즉석식품을 뜻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10년 7700억원이었던 국내 HMR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4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기존 주요 식품제조업계는 물론 불황으로 고전중인 프랜차이즈 업체들과 중소 스타트업 기업까지 뛰어들고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죠스떡볶이의 경우 편의점용 죠스떡볶이 컵 제품을 출시해 3년간 15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기업들의 차별화 전략은 '더 간편하게, 더 맛있게, 더 신선하고 영양가 높게'로 요약된다.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은 자체 연구소에 100여명 규모의 연구진을 두고 신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지만 12일 학계와 스타트업 등에서 미래먹거리 관련 신기술을 발굴하기 위해 3년간 2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HMR시장 1위 점유율이 위협받고 있어서다. 신세계푸드도 외식업에서 축난 매출을 HMR 신장으로 채우고 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HMR 제품의 매출이 전체 매출액을 2배로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한 뒤 CJ제일제당에 필적할 만한 규모의 R&D팀을 꾸려 제품 개발에 주력중이다. 롯데푸드는 냉장 제품에 이어 지난달 냉동 간편식 라인을 론칭했다. 향후엔 주식(主食) 제품에 이어 요리와 간식까지 아우르는 ‘쉐푸드 냉동 간편식’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평택공장에 냉동 간편식 라인을 구축한 데 이어 2020년까지 930억원을 투자해 김천공장을 증축하고 냉동 설비를 비롯한 가정간편식 생산 라인을 확충할 예정이다. 

유업회사인 한국야쿠르트와 주요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한국야쿠르는 신선함을 앞세운 정기배송 밀키트 '잇츠온'으로 선전중이다. 공식 인터넷몰인 하이프레시는 당일 배송 제품을 전일에 일정 수량만 주문받아 주문 받은 만큼 바로 조리해 즉시 배달하는 시스템으로 제품의 질과 신선도를 높였다. 현대백화점은 2017년 11월부터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와 함께 프리미엄 HMR인 '원테이블'을 선보였다. 원테이블은 밀키트 제품으로, 밀키트는 한 끼 식사 분량의 손질된 식재료와 특제 소스, 요리 설명서 등으로 구성된 박스를 집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한세트 가격이 3~4만원대에 달하지만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매달 주문량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지난달 13일 현대그린푸드는 761억원을 쏟아부어 경기도 성남에 '스마트 푸드센터'를 착공하는 등 제조 물류 인프라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외식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급속하게 바뀌고 있어 사업과 제품의 회전율도 빨라졌다. 이제 간편함에 건강함에 신선함, 독특함까지 원하고 있어 치열한 시장을 선점하려면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면서 "특히 기획이나 연구개발분야의 직원들은 1년 내내 쉴 틈 없이 신사업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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