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살빼기 나선 현대·기아차...몸집 키우는 배터리 3사
中 군살빼기 나선 현대·기아차...몸집 키우는 배터리 3사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3.12 1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자동차 시장, 20년 만에 역성장...전기車만 쾌속성장"
"과잉생산에 탈난 현대·기아차...연이어 증설 나선 배터리 3사"
현대차와 기아차는 노후생산 효율화와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각각 중국 베이징공장과 옌청1공장의 생산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현대차가 노후생산 효율화와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중국 베이징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최근 중국 자동차시장은 역성장 속에서도 전기차 부문만큼은 고속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로 인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중국 공장의 과잉생산으로 군살빼기에 들어간 반면, 국내 대표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은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며 몸집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중국 자동차시장의 수요를 면밀히 분석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한다고 조언한다.

■ 후진하는 中 자동차시장...현대·기아차, 일부 공장 문 닫기로

현대자와 기아차는 한 때 잘나갔던 중국 일부 생산 공장을 축소할 전망이다.

12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중국 베이징공장과 옌청1공장의 생산 중단을 각각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기아차가 일부 공장철수를 꺼내든 것은 사드 보복 이후 급감한 판매량을 회복하지 못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02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매년 급성장해 2013년에는 연간 생산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했다. 이후 2016년까지도 100만대 이상을 유지해왔으나, 2017년 사드 보복 이후 판매량은 82만대로 급감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생산능력은 각각 165만대, 90만대 수준이지만, 공장 가동률은 50%대에 불과하다.

이는 고속 성장하는 중국시장을 겨냥해 생산설비를 급격히 늘려왔으나, 최근 중국 내 자동차 수요 둔화로 공급과잉 현상을 겪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은 지난해 20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중국 승용차 판매량은 2235만대로 전년 대비 6% 감소했으며,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공격적인 생산증설에 나섰던 글로벌 완성차업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수요 정체와 판매량 부진에 결국 ‘몸집 줄이기’를 택하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과 포드, 일본 닛산 등이 줄지어 중국 내 생산 축소에 돌입했으며, 일본 스즈키코터는 아예 중국생산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중국 자동차시장의 수요에 맞게 새 판을 짜야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가동 중단은 양적성장에 치중하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자동차 생태계를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면서 “급변하는 중국 시장에 맞게 전략을 재정비해야한다”고 말했다.

■ 中 전기차만큼은 ‘승승장구’...韓 배터리 3사, 과감한 투자 나서

중국 자동차시장의 역성장에도 전기차시장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 속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의 배터리 3사는 국내 전기차 배터리업체들은 중국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화학은 올 초 중국 난징 배터리 1공장과 소형 배터리 공장 증설을 위해 1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난징에 2조1000억원을 들여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을 짓기 시작한 지 3개월도 안 된 시점에서 다시 ‘통 큰 투자’를 결정한 것이여서 눈길을 끌었다.

현재 삼성SDI는 중국 산시성 시안 제1공장에 이어 제2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에 4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부품공장 착공에 돌입한 상태다.

이처럼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과감한 생산 증·신설에 나서는 것은 오는 2020년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게 지급하는 보조금이 완전히 폐지되기 때문이다. 보조금이 폐지되면, 기술력 면에서 뛰어난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중국 업체를 누르고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76만9000대로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 120만대의 61%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과 고강도 규제를 적용한 결과로, 올해 친환경차에 대한 규제 의무화로 전기차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중국 현지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건립하는 것도 중국 내 진출한 국내 배터리업체에겐 호재라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상하이에 100% 출자해 연간 50만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건설에 착수했으며, 폭스바겐도 상하이에 연간 30만대 규모로 전기차 시설을 짓기로 했다.

특히, 테슬라는 '테슬라-파나소닉' 동맹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히면서 중국과 한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를 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더욱 치열해질 전기차 배터리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생산능력 확대에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배터리 사업은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만큼 초창기 대규모 투자는 필수적이다”라면서 “생산력과 기술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향후 시장 선점에 실패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생산증설 투자에 과감히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