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 감도는 부산...벼랑 끝 車·조선에 협력사들 '아우성'
전운 감도는 부산...벼랑 끝 車·조선에 협력사들 '아우성'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3.11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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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제조업 투톱’ 르노삼성車·한진重 위기
이미 손실 입은 협력사들...부산 일대 지역경제 '악화 일로'
부산 제조업의 투톱을 달리는 르노삼성차와 한진중공업이 잇따라 위기를 맞이하면서 지역경제에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 제조업의 투톱을 달리는 르노삼성차와 한진중공업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지역경제의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부산 전역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 때 지역경제를 탄탄히 받쳤던 조선업에 이어 자동차산업까지 벼랑 끝으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최근 부산 제조업체 투톱을 달리는 한진중공업에 이어 르노삼성차까지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되면서 협력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후방효과가 큰 두 산업이 휘청거리면서 부산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 부산 제조업 1위 르노삼성 ‘빨간불’...자칫 문 닫을 판국

부산 경제가 비상사태에 접어든 것은 르노삼성의 신규 물량 배정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다.

1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5일부터 나흘간 2018 임금 및 단체협약에 대한 집중교섭을 벌였지만, 끝내 협상 타결에 실패했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한 르노삼성차 임단협은 지금까지 16차례 본교섭을 벌였으나, 임금인상과 추가인원 투입 등의 쟁점 사항에 관해 제대로 된 협상은 하지 못한 채 이견차를 못 좁혔다.

이처럼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분규가 장기화되면서 르노삼성의 당장 수출용 닛산 로그 후속 물량 배정에도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로그의 위탁생산은 오는 8월이면 계약이 만료되지만, 이번 집중교섭 실패로 사실상 ‘데드라인’을 넘기면서 후속 물량 배정에 비상등이 켜지게 됐다.

로그는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생산물량의 48%를 차지하고 있다. 만일 로그 후속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부산공장은 공장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져 폐쇄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마치 지난해 GM사태로 폐쇄됐던 군산공장처럼 말이다.

르노삼성의 위기에 부산 지역경제도 휘청거리는 모양새다. 르노삼성은 부산 지역 제조업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다가, 후방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수많은 협력업체를 거느리고 있다. 르노삼성의 1차 부산·경남 지역 협력업체들이 올리는 매출만 연간 1조2000억원으로, 직원 수도 1만2000여명에 달한다.

이미 작년 말부터 현재까지 르노삼성 노조가 모두 28차례, 10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면서 협력업체들은 생산 감소와 불안정한 가동으로 공장 가동률이 60%대로 떨어졌고, 1100억원대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내에서도 르노삼성의 위기가 지역경제의 침체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공동대표는 "르노삼의 부산·경남지역 협력업체는 매출액만 1조2000억원으로, 전체 협력업체 매출의 55%를 차지한다"며 "르노삼성차 노사분규가 장기화되면 결국 협력업체를 비롯해 부산·경남 지역경제 전체가 타격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 ‘부산 제조업 2위’ 한진重, 불황의 늪...옆 동네 대우조선도 아우성

부산 지역경제는 이미 조선업의 불황으로 악화일로를 걷던 중이었다.

부산 제조업 2위에 올랐던 한진중공업은 조선업 불황 여파로 2016년부터 채권단 공동관리인 자율협약에 들어갔으며, 최근에는 자회사인 ‘필리핀 수빅조선소 부실로 인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수모까지 겪었다.

필리핀 수빅조선소는 대형 선박을 건조하지 못하는 부산 영도조선소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한진중공업이 건립한 해외 조선소로, 지난 2006년 선박건조를 시작한 이후 기자재 대부분을 부산·경남지역 업체로부터 조달하면서 지역 경제에 이바지해왔다. 현재 수빅조선소에 납품하는 기자재와 원자재 업체는 총 200여개사에 달한다.

그러나 업황 불황에 수빅조선소가 적자를 기록하면서 협력업체 미지급 물품대금만 부산이 200억, 경남이 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우조선해양의 민영화도 부산 일대 협력업체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동종업체인 현대중공업으로 매각되면,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우조선의 협력업체는 부산 녹산, 경남 거제·창원·김해 등에 분포해있다. 이들 1000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의 매출만 연간 3조원이 넘는다.

대우조선의 군살 빼기가 본격화되면, 본원인 거제는 물론이고 일대 부산·경남 지역경제의 여파도 막대할 전망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부산·경남의 조선 기자재 벨트는 연 3조가 넘는 기자재를 대우조선에 납품하고 있어 대우조선의 매각은 지역경제 몰락을 의미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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