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 밥그릇만 챙기는 신한생명 노조... 사장 누가 오던 ‘무관심’
[기자수첩] 제 밥그릇만 챙기는 신한생명 노조... 사장 누가 오던 ‘무관심’
  • 박재찬 기자
  • 승인 2019.03.08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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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전문가라는 이유로 전문 경영인 사장 반대한 노조
경영 경험이 전무 한 사장 취임에는 ‘관심없다’
화이트페이퍼 박재찬 기자

[화이트페이퍼=박재찬 기자] 신한생명이 신임 대표이사로 성대규 현 보험연구원장을 내정했다. 이변이 없는 한 성 내정자는 신한생명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뒤 이달 주주총회 이후 다음 달 1일 신한생명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성 내정자는 이미 지난달 26일 신한생명 본사 회의실에서 임직원 10명으로부터 첫 업무보고를 받으며 인수인계를 받았다.

신한생명은 대표이사를 내정하는 과정에서 한차례 진통이 있었다. 신한생명은 성 내정자에 앞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을 내정했다. 하지만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신한생명 지부(신한생명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신한생명 노조는 정 대표가 ‘구조조정 전문가’라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 대표 적임자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지난 2008년 알리안츠생명 사장으로 재임했을 당시 성과급제 도입을 추진했다. 당시 노사갈등으로 234일의 업계 최장 기간 파업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지난 2014년에는 오렌지라이프(당시 ING생명) 사장으로 부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당시 임원·부서장급을 비롯한 전체 직원의 30%가 희망퇴직 했고, 강도 높은 조직개편을 통해 부서를 통폐합했다. 결국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생명 노조 사이의 갈등이 격화되면 정 대표는 스스로 신한생명 사장 자리를 거절했다.

신한생명은 정 대표에 이어 지금의 성 내정자를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지목했다. 성 내정자는 1967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대구 능인고등학교와 한양대학교 경제학과, 미국 유타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33회 행정고시에 합격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재정경제부와 기획재정부,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실, 금융위원회에서 일하고 지난 2014년 공직을 떠났다. 뒤로 법무법인 태평양의 외국 변호사와 경제규제행정컨설팅 수석연구위원 등으로 일을 했고, 지난 2016년 11대 보험개발원장으로 취임했다.

정 대표는 전문 경영인이다. 지난 2007년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의 사장을 시작으로 처브라이프생명(당시 ACE생명) 사장과 오렌지라이프(당시 ING생명) 사장까지 세 곳의 외국계 생명보험사에서 최고경영자(CEO)다. 반면, 성 내정자는 보험 관련 업무만 22년을 넘게 수행해온 ‘보험전문가’다. 하지만 성 내정자는 지난 2014년까지 줄곧 공직생활만 했고, 그나마 약 2년 정도 보험개발원장을 역임한 경력이 전부이다. 보험 전문가지만 회사를 경영한 경험은 전무 하다.

오는 2022년 전후로 신한금융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은 합병할 전망이다. 신한생명 노조는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이유로 생명보험 업계에서 최고경영자로 평가되는 인물을 강하게 반대했다. 그리고 경영 경험이 한번도 없는 관료 출신 사장을 환영하고 있다. 결국 노조의 자기 밥그릇만 챙긴 이기심 때문에 신한생명은 더 좋은 경영자를 놓친 것 같다는 생각에 씁쓸함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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