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SUV 효과' 희비 가른다...고민깊어진 기아차
‘대형 SUV 효과' 희비 가른다...고민깊어진 기아차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3.0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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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쌍용차, 팰리세이드·렉스턴 신차효과에 실적 호조"
"SUV 밀린 기아차, 내수 판매 부진...돌파구 마련책 필요"
북미시장 전용 텔루라이드의 국내 출시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사진=현대자동차)
북미 전용으로 개발된 대형 SUV 텔루라이드의 국내 출시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사진=기아자동차)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대형 SUV 신차가 국내 완성차업체의 실적을 좌지우지하면서 기아자동차의 속내도 복잡해지고 있다.

지난달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는 팰리세이드, 렉스턴 스포츠 칸 등의 신차효과로 웃었지만, 기아차는 SUV모델의 저조한 판매량에 쓴웃음을 짓게 됐다.

일각에서는 기아차가 달라진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텔루라이드의 국내 출시를 추진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큰 차 전성시대...현대차 ‘팰리세이드 돌풍’·쌍용차 ‘렉스턴 호조’

현대차가 12월 출시한 펠리세이드 돌풍에 힘입어 승승장구 하고 있다.

현대차는 2월 국내 시장에서 5만3506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6.4%의 증가율을 보였다.

차종별로는 그랜저와 싼타페가 지난달 각각 7720대, 7023대 팔리며 국내 베스트셀링카 1·2위를 차지했으며, 뒤이어 팰리세이드가 5769대가 팔리며 현대차의 실적을 뒷받침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출시된 팰리세이드는 1월(5903대)에 이어 2월(5969대)까지 두 달 연속 5000대이상 팔리면서 당초 연간 예상 판매량인 2만5000대를 훌쩍 넘는 인기를 누리게 됐다.

이처럼 예상을 뛰어넘은 인기에 대형 SUV 시장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대형 SUV인 기아차 모하비과 쌍용차 G4 렉스턴이 1만5000대 수준에 그치는 것과 비교했을 때, 팰리세이드의 인기는 그야말로 ‘돌풍’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대기물량이 넘쳐 차량 출고까지 8~9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도 1월 선보인 ‘렉스턴 칸 스포츠’의 인기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쌍용차의 2월 내수판매량은 7579대로,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다.

팰리세이드에 밀려 렉스턴 G4의 판매량은 811대로 전월 동월 대비 28.0% 급감했지만, ‘렉스턴 스포츠 칸’의 인기로 전체 렉스턴 스포츠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29.3% 치솟은 3413대를 기록했다.

대형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 칸은 출시한 당월 1339대를 시작으로 2월 1669대를 팔면서 예상보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대로라면 당초 연간 목표치인 8000대를 발 빠르게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기아차 ‘울상’...'반전카드' 텔루라이드 국내 출시 힘 받나

이와 달리 기아차는 내수 판매량에서 다소 부진한 실적을 거두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아차의 2월 내수 판매량은 3만3222대로, 전년 동월 대비 10.2% 감소했다.

이는 주력 모델의 노후화와 팰리세이드의 쏠림 효과로 인해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카니발(4312대)을 제외한 스토닉(823대), 스포티지(2214대), 쏘렌토(4157대), 모하비(180대) 등 차종들이 대부분의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이 중 쏘렌토와 카니발은 올해로 출시 6년차, 모하비는 12년차로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연초 출시된 쏘울의 판매량마저 1월 319대, 2월 608대에 그치며 ‘신차효과’도 빗겨나갔다. 이는 당초 월 목표판매량인 1500대를 한참 웃도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기아차가 돌파구 마련으로 대형 SUV 텔루라이드의 국내 출시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미시장을 겨냥해 출시된 텔루라이드는 공개 직후 국내 출시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요청이 빗발쳤다. 업계에서도 뜨거운 반응에 국내 판매 개시로 ‘팰리세이드 효과’를 누릴 수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아직 국내 출시가 미정이라는 게 기아차의 공식 입장이지만, 영업 내부에서도 텔루라이드의 국내 판매를 두고 갑론을박이 팽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내수 판매를 위해서는 텔루라이드를 수입하거나 국내에서 생산해야 하는데, 두 방법 모두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기아차가 텔루라이드 전용 생산라인을 설치한 곳은 조지아 공장이 유일한데,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종을 국내에 수입하는 것은 단체협약에 따라 노동조합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일 국내 판매가 결정된다면, 출시 시기는 절찬 판매 중인 팰리세이드와 하반기 출시될 모하비 부분변경 모델과 수요가 겹치지 않는 내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자동차시장의 무게추가 세단에서 중대형 SUV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팰리세이드로 시작된 대형 SUV 인기는 반짝흥행이 아닌 한 흐름로 굳혀지고 있다”며 “이미 SUV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상황에서 수요예측을 정확히 해 수급조절을 원활히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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