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클러스트' 공방 속 유치戰 가열...결국 용인 택하나
'반도체 클러스트' 공방 속 유치戰 가열...결국 용인 택하나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2.19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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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트 입지 선정"
"유치경쟁 가열...생태계 조성 유리한 수도권 vs 국가균형발전 명분의 비수도권"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12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트 입지를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12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트 입지를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 김예솔 기자] 120조원대 반도체 클러스트 유치전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19일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반도체 클러스트 입지를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트는 향후 10년간 120조원이 투입된다.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4개 라인이 증설되고 협력업체 50여곳도 동반 입주한다. 총 1만 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유력 후보지인 경기 용인을 비롯해 이천, 천안, 청주, 구미 등 5개 지자체들도 반도체 클러스트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입지선정을 앞두고 한층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부의 선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수도권이냐, 지방이냐”...지자체 간 ‘기싸움’ 팽팽

최근 반도체 클러스트 유치전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경쟁구도로 번지는 양상이다. 산업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수도권에 들어설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비수도권에 들어설지 경제논리와 정치논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인재 확보를 위해 수도권에 유치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현재 삼성전자는 서울에 인접한 경기 기흥, 화성, 평택 등 수도권 내 사업장을 두고 있다. 만일 반도체 인프라가 지방으로 분산되게 된다면, SK하이닉스로썬 인재 확보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수도권 내 둥지를 튼 반도체 1·2차 업체들이 대다수여서 효율성을 이유로 수도권 유치를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도권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수도권 과밀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가 용인 처인구 원삼면을 입지로 낙점했다는 ‘용인 내정설’이 불거지면서 비수도권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천안·청주·구미를 비롯한 지자체들은 “이번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 유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대결구도가 아닌,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접근할 문제”라고 입을 모으면서 비수도권 유치를 강력 주장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수도권은 “오히려 역차별을 받아선 안 된다”며 맞서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업경쟁력 확보 차원을 넘어 국가 미래 먹거리와 직결된 매우 중요한 사안이므로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는 실사구시적 입장에서 정치논리가 아닌 경제논리로 판단되고 결정돼야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 ‘용인 내정설’ 사그라지지 않은 이유...경제 논리에 결국 손 들어주나

업계에서는 정부가 결국 수도권인 용인을 반도체 클러스트의 입지로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번 유치전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해지는 와중 정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지만, ‘용인 내정설’은 적극 부인하지 않아 의혹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당초 용인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 이전부터 정부가 점 찍어온 유력 후보지로 꼽혔다. 투자 당사자인 SK하이닉스도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이미 SK하이닉스가 접근성과 효율성을 이유로 용인을 대상지로 강력히 희망한다는 것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반도체의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어 입지 선정에 투자 당사자인 SK하이닉스의 의견이 적극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초격차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최적의 위치에 투자해야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제품의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이 본격화하면서 올해 SK하이닉스의 실적이 큰 폭으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각각 13%, 31.6% 급감한 9조9381억원, 4조4301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반도체 호황이 끝났다는 방증으로 보고 있다.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는 반도체의 위기 속 유치전이 정치적 외풍에 흔들릴 것을 경계하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인프라 상황을 고려해볼 때 경기 남부에 최대 반도체 클러스트가 입지하는 게 최적”이라며 "현재 유치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어 산업 경쟁력 확보를 뒤로한 채 입지가 선정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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