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첫 출장지로 美...위기 속 관세문제 발로 뛴다
정의선, 첫 출장지로 美...위기 속 관세문제 발로 뛴다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2.13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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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회장, 12~16일 4박5일간 미국 출장길"
"美관세폭탄 임박·판매량 부진 등 악재 산적...직접 '미국 챙기기' 나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2일 ‘2019시무식’을 주재하면서 올해가 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2일 ‘2019시무식’을 주재하면서 올해가 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중책 과제를 떠안고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로 출국한 정 부회장은 오는 16일경 귀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국 출장 기간 동안 정 부회장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미국법인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현지 생산 및 판매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새해 첫 해외 출장지로 미국을 택한 것은 위기 속 돌파구를 찾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올해 미국시장에서 자동차 수요 정체가 예상되는데다가 미국 정부가 한국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 美관세폭탄 ‘째깍째깍’...정의선, ‘호혜적 조치’ 요청할 듯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기아차 판매량에 직접 타격을 줄 미국 관세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오는 17일 수입 자동차에 대한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여부를 담은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후 90일 이내에 고율 관세 부과에 대한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산 자동차에 20%대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해왔으며, 지난해 5월에는 상무부에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산 자동차 및 부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정 부회장은 작년 9월 북미정상회담 방북 일정도 뒤로 한 채 미국 출장길에 올랐으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등을 만나 관세 면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이번 방미기간도 미국 현지 고위 당국자와 만나 관세에 대한 ‘호혜적 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발동하게 되면, 현대차그룹의 실적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고율 관세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의 손실 규모가 각각 1조4700억원, 1조1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수입자동차 교율 관세가 실제로 국내 자동차에도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일부 외신에서는 미국에 수출하는 EU의 완성차에만 부과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으나,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기조에 예외적으로 한국만 관세 조치를 면제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정의선 “올해 회복의 원년으로”...북미시장, 신차로 승부수

정의선 부회장이 올해를 현대차그룹의 회복의 원년으로 삼고 있는 만큼 미국시장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말 정 부회장은 “내년을 ‘V자 회복’의 원년으로 삼고 미·중 등 핵심시장을 중심으로 판매와 수익성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시장은 현대차그룹의 최대시장 중 하나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전세계에 740만대의 판매고를 올렸는데, 이 중 미국에서 17.2%에 달하는 127만대를 판매했다.

그러나 점차 판매량이 다소 둔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미국에서 현대차는 66만7000대, 기아차는 58만9000대를 각각 팔면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는데 그쳤으며, 제네시스는 1만312대를 팔며 전년도 판매량의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정 부회장이 이번 방미기간동안 현지 법인들을 직접 챙기며, 향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전략 다듬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현대차그룹은 올해 실적 회복을 위해 ‘반전 카드’로 SUV 신차를 꺼내든 상태다. 세단에서 SUV로 수요가 옮겨가는만큼 SUV를 내세워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 상반기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의 각각 선보이면서 대형 SUV시장에 전격 출사표를 던질 계획이다. 이들 2개 모델을 포함해 SUV 신차 4종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연초부터 수소차 로드맵과 광주형 일자리 등 국내 현안을 챙기느라 바쁘게 뛰었다”며 “현지 법인들의 전열을 가다듬고, 북미 공략을 점검하기 위해 미국 출장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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