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재테크] 손에 들어온 월급 먼저 분석해보라
[생활 재테크] 손에 들어온 월급 먼저 분석해보라
  • 아이엠리치
  • 승인 2006.02.09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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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내 손에 들어온 돈을 기준으로 저축하고 투자하고 소비하고 있는가? 당신은 1년에 얼마의 연봉을 받는가?

 

2천만 원, 5천만 원 아니면 억대 연봉자인가? 당신은 당신이 말하고 있는 그 연봉에 숨겨진 진실을 모르고 있다. 세상 사람들은 월급의 규모를 늘 잘못된 자기 편의대로만 생각한다.

 

당신은 연봉이 얼마나 됩니까?"라는 질문을 받을 때 3천만 원이니 4천만 원이니 혹은 1억 원이니 하는 것은 모두 세금을 떼기 전의 돈이다. 세금으로 떼어 가는 돈은 당신 돈이 아니라 정부 돈이다. 엄밀히 말해 진정한 의미의 월급은 내 손에 들어오는 돈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만 해도 그렇다. 나는 정부가 노후대책으로 선전하며 매달 월급에서 공제하는 국민연금에 대해 아예 믿지 않는다. 국민연금이 도입된 나라치고 제대로 성공한 나라가 없다.

 

처음에는 60세부터 연금을 주겠다고 했다가 돈이 떨어지면 65세로 늘린다. 그리고 나중에는 70세로 늘리고 그 다음에는 75세로 늘린다. 그래도 부족하면 돈을 더 내놓으라는 게 바로 국민연금이다.

 

이런 국민연금이 제대로 내 인생 후반부를 책임질 거라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다.

 

"국민연금을 믿느니 아예 복권이 당첨되길 기원하십시오."

 

국민연금 가입을 의무가 아닌 개인적 선택에 맡겨 둔다면 나는 당장 국민연금을 해약해서 다른데 쓰겠다. 그래서 아예 나는 국민연금을 '내 돈'이 아니라 '날린 돈'으로 생각한다.

 

이런 환상도 있다. 실제 내 급여통장으로 들어오는 돈 모두가 자신의 돈인 것처럼 생각하는 환상이다. 신용카드 사용대금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금액이 크든 작든 그 돈의 주인은 신용카드 회사다.

 

다음 달 벌어들일 수입을 담보로 현재 소비를 한 것이기 때문에, 신용카드 회사는 당당하게 자신이 돈의 주인임을 카드 사용자에게 요구하는 사용대금 안내문을 발송한다.

 

상환해야 할 대출금도 마찬가지고 자동차를 할부로 샀다면 그것도 마찬가지로 돈의 주인은 내가 아니다. 이런 것들을 모두 제외한 것이 순순한 의미의 내 월급이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명목상의 수입을 현실의 수입으로 착각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고, 실제 돈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따져보지 않은 탓에 나타나는 착시현상이다. 다음은 월급이 주는 착시현상을 보여 주는 단적인 사례다.

 

내 선배 중엔 유명 외국계 정보통신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있다. 어느 날 저녁, 소주를 한 잔 걸치면서 슬쩍 물었다.

 

"형, 월급이 얼마나 되나요?"

 

선배는 "연봉제라 얘기하긴 곤란한데, 너니까 얘기해 줄게. 지난해에 2억 원 정도 받았을 걸."이라고 말했다. 나는 2억 원이란 말에 좀처럼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았다.

 

"형, 그럼 1년에 1억 원은 모았겠네요?" 하지만 선배의 답은 나의 기대와 정반대였다.

"세금으로 한 1억 원 낸 데다가 여기 사람들의 소비성향이 워낙 높아서인지 월급이 지금보다 적었던 직장이나 여기나 모은 돈은 별반 차이가 없더라."

 

내 선배뿐 아니라 대부분 월급쟁이들은 이런 미망에 빠져 있다. 내 돈을 내가 자유롭

게, 내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지 못한다면 그건 더 이상 내 돈이 아니다. 하루빨리 샐러리맨들은 명목상의 월급이 주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 명목상의 월급을 기준으로 소비하고 저축하고 투자한다면 이미 거품이 가득 들어 있는 것이다.

 

실제 상황으로 돌아가라. 돈은 환상과는 거리가 멀다. 돈은 실재고 현실이다. 물론 당신이 멋진 환상소설을 써서 베스트셀러를 만들 수 있다면 그 환상은 돈이 되겠지만 말이다.

 

형식에 얽매이지 마라. 겉으로 드러난 것에 신경 쓰지 말라. 쓸데없이 폼 잡는 사람치고 잘되는 사람 못 봤다. 내 손에, 내 통장에 들어온 돈을 기준으로 저축하고 투자하고 소비하라. 돈에 관한 한 반드시 실사구시를 취하라. 

 

[이상건 미래에셋 연구원] 참조 <돈 버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 (더난 출판. 2001)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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