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발로 뛰는 재계 총수, ‘위기 속 돌파구 찾기’ 분주
새해부터 발로 뛰는 재계 총수, ‘위기 속 돌파구 찾기’ 분주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1.23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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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 대기업 총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 대기업 총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새해부터 대기업 총수들이 대내외 공식일정을 뛰느라 분주하다.

올 한 해 글로벌 경제가 불안정해지면서 총수들이 다른 어느 때보다 국내외 현장을 넘나들며 돌파구 모색에 힘 쏟고 있다. 직접 현장 챙기기는 물론이고, 정부와 호흡을 같이 하며 ‘경제 살리기’에 동참하는 한편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해외출장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 이재용, 첫 행선지 中 반도체 공장...‘위기 속 내실 다지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내실을 다지기 위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 첫 출장지로 중국 시안반도체단지를 선택했다. 이는 반도체 실적 부진에 따른 세밀한 대응전략을 짜기 위함이다.

내달 초 방문할 예정인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반도체 생산기지로, 이 부회장은 시안 1공장 생산시설을 둘러본 뒤 2공장 건설 현장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반도체 종합 1위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반도체 위기론’은 가시화된 상태다. 중국의 성장 둔화, 미중 무역 분쟁 등의 여파로 반도체 ‘큰손’인 중국의 수출이 감소하면서 전략을 가다듬을 시점이 온 것이다.

이러한 위기를 의식한 듯, 지난 3일과 4일에는 각각 경기도 수원사업장과 용인 기흥사업장을 찾아 경영진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현장 챙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와의 잦은 소통도 눈에 띈다. 이 부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주최한 신년회에도 참석했으며, 15일에는 문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경제현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당시 공식 행사가 끝난 후 이어진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산책에서는 반도체 경기전망에 대한 질문에 이 회장은 “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거죠”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올해 반도체 시장의 전망은 다소 어둡지만, 이 회장은 의욕적인 현장경영을 통해 ‘진짜 실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최태원, 신년회부터 다보스行까지...‘교류 속 기회 마련’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연초부터 숨 가쁜 행보를 이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달 2일 문 대통령 주최 신년회에 이어 그룹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했고, 지난 6일에는 5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대한상의가 주최한 재계 신년 인사회에도 얼굴을 비췄다.

지난 8일에는 SK서린빌딩에서 '임직원 행복 토크' 행사에 참가했고, 9일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남북단일팀 선수단 격려를 위해 핸드볼협회장 자격으로 독일 베를린을 찾았으며, 15일 청와대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하기도 했다. 현재는 스위스에 머물며 지난 22일 개최된 세계경제포럼 ‘다보스 포럼’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1998년부터 올해까지 세 번을 제외하고 매년 다보스포럼에 참여해 깊은 연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다보스 포럼까지 포함하면 올 들어 최 회장의 공식일정은 무려 일곱 차례다. 사흘에 한 번 꼴로 국내외 일정을 소화한 셈이다.

이처럼 광폭행보를 이어가는 것은 정·재계 인사들과 교류를 확대하면서 신사업 구상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을 낙관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직접 발로 뛰며 먹거리 확보에 나서는 것이다.

최 회장은 인수합병(M&A)의 승부사로 평가받는다. 작년 한 해만하더라도 SK그룹은 미국·중국‧동남아 업체와의 7차례 인수합병을 실시했다. 이는 지난해 최 회장이 11차례 잦은 해외 출장길에 오르면서 교류에 힘 쏟은 것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진입하면서 기업에게 있어서 교류와 협업은 하나의 흐름이 된 만큼 올해도 최 회장이 왕성한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정의선, 정부와 수소차로 ‘대동단결’...미래차로 드라이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정부와 발걸음을 같이하며 혁신성장을 꾀하고 있다.

올해 첫 공식행사로 그룹 시무식을 주재한 이후 올해 들어서만 정부 공식행사에 3차례나 참여했다. 지난 2일에는 문 대통령의 신년회에 참석했으며, 15일 ‘2019 기업인과의 대화’, 17일에는 울산에서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수소 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러한 새해 행보의 중심에는 수소차가 있다. 수소차 보급에 앞서 충분한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야하는 만큼 정부와의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일본 엔저 장기화, 중국업체의 무서운 성장 등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바 있다. 올해 역시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부진 속 전망이 좋지 않아 미래 먹거리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화답하듯, 문 대통령은 연초 신년사에서 수소차 투자를 선도사업으로 선정했다. 이어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 당시 "수소경제를 위한 우리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2030년 수소차와 연료전지에서 모두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하며 구체적인 지원책까지 내놓았다.

정부는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현대차는 수익 창출과 신성장동력 확보를 목표로 수소차 대중화에 의기투합한 것이다.

현대차가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차 양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위축된 완성차업계에 새 활로를 불어넣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갖춘 수소전기차에 2030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자해 수소전기차의 대중화를 선도하겠다"며 "다양한 산업에 융합해 퍼스트무버로서 수소사회를 주도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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