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1등 종합금융’ 타이틀 쟁탈전 경쟁 치열... ‘M&A로 몸불린다’
4대 금융지주 ‘1등 종합금융’ 타이틀 쟁탈전 경쟁 치열... ‘M&A로 몸불린다’
  • 박재찬 기자
  • 승인 2019.01.2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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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2~3년 이내에 1등에 올라서겠다고 도전장을 내밀었고, 기존 금융그룹이 이에 응전할 태세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우리금융그룹이 4년 2개월 만에 금융지주 체제로 복귀하면서 1등 종합금융그룹이라는 타이틀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전망된다. 여기에 신한금융그룹이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완료하면서 올해 KB금융그룹과의 1등 종합금융그룹 쟁탈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2~3년 이내에 1등에 올라서겠다고 도전장을 내밀었고, 기존 금융그룹이 이에 응전할 태세다. 자산규모와 당기순이익 등에서 우리금융은 KB금융, 신한금융과는 한참 못미치지만, 이미 하나금융은 가시권이다.

우리금융 1등 도약 출사표... 하나금융 추월 가시권

우리금융은 인수·합병(M&A)을 추진할 분야로는 증권과 자산운용, 부동산신탁, 저축은행 등이다. 손 회장이 지주 출범식 때 M&A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충할 곳으로 꼽은 바 있다. 이중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는 분야는 증권이다. 증권사는 규모가 제법 큰 곳이 많아 어느 증권사를 사들이냐에 따라 순위 변동이 있을 수 있어서다. 나머지 분야는 규모가 고만고만하다.

손 회장은 “증권사를 만약 올해 인수 못 하면 공동으로 지분투자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규모가 있는 증권사를 M&A하겠다는 의미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증권은 종합금융서비스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인수가 필요하고, 은행과의 협업이 가능한 IB(투자은행), WM(자산관리) 등 부문별 역량과 고객을 확보한 중견 증권사가 고려 대상”이라며 이를 재확인해줬다.

현재 중견급 이상 증권사로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 한국투자, KB, 삼성, 메리츠종금, 신한금융투자, 대신, 하나금융투자, 교보증권 등이 있다. 금융그룹 자회사를 제외하고 다른 요인 등을 고려했을 때 우리금융의 타깃이 될 만한 중견급 이상 증권사는 많지 않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회사로는 삼성증권이 꼽힌다. 삼성증권이 과거 매각 검토 대상으로 거론된 바 있는 데다가 우리은행과 복합점포를 내는 등 그동안 양사가 긴밀하게 협업을 해온 점이 그 배경이다. 우리금융 입장으로는 업계 2위인 NH투자증권(옛 우리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둔 전력을 감안하면 삼성증권 정도가 돼야 성에 찰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지주 출범 전인 지난해 우리은행이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검토한 바 있고, 현재도 중소형 증권사 인수 검토설이 나오는 것으로 봤을 때 우리금융이 우리종금을 증권사를 전환한 뒤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덩치를 키우는 시나리오도 대안으로 나온다. 어느 길로 가든 우리금융은 곧 하나금융을 따라잡을 전망이다.

우리금융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9월말 현재 329조8000억원으로, KB금융 477조7000억원, 신한금융 457조7000억원에 한참 못 미치지만 하나금융 381조9000억원은 가시권에 있다. 계획대로 중견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사, 저축은행 등을 인수하면 하나금융을 자산규모 면에서 넘어설 수 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우리금융이 1조9034억원으로 하나금융 1조8921억원을 이미 앞섰다.

KB금융과 신한금융 경쟁도 격화... M&A 대상은 어디?

여기에 KB금융과 신한금융 간 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선수는 신한금융이 뒀다.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을 연이어 인수하며 1등 종합금융그룹 탈환전에 성큼 나섰다. 최근에 금융당국으로부터 오렌지라이프의 자회사 편입을 승인받았다. 오렌지라이프의 자산 32조3000억원을 더하면 신한금융은 자산규모가 490조원으로 늘어나 KB금융을 넘어서게 된다. 당기순이익도 조만간 앞지르게 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오렌지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은 2천651억원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 간 순이익 차이인 2254억원보다 크다.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100% 자회사로 두게 되면 실적이 온전히 반영돼 순이익 면에서도 1등을 차지할 수 있다.

신한금융은 적극적으로 M&A에 나서기보다는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오렌지라이프의 잔여지분을 인수하는 데에 또 자금이 필요해서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사들이는 데에 2조3000억원을 썼다. 주요 자회사를 100% 자회사로 두는 관례에 따라 머지않아 오렌지라이프의 나머지 지분도 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투자의 자본확충이라는 숙제도 남아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IB가 되기 위해서는 추가로 자본이 필요하다. 현재 자기자본이 3조4000억원이다. 초대형 IB가 되면 자기자본의 200% 이내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발행어음 사업을 할 수 있다. 현재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만 발행어음을 팔고 있다.

KB금융의 응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전략적 M&A를 추진해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더욱 견고하게 다지고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롯데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롯데카드·손해보험·캐피탈 등 금융계열사가 변수다. 자산규모가 롯데카드 12조9000억원, 롯데손해보험 13조4000억원, 롯데캐피탈 7조5000억원으로 제법 크다.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판도가 재편된다. 현재 KB금융은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KB금융 관계자는 “IM(투자설명서)을 받았으나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단, “생명보험은 사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매물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생명보험 쪽에 매물이 나오면 KB금융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이야기다. KB금융은 지난해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깊이 있게 검토한 바 있다. 동양생명 매각설이 현실화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최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이 중국 당국의 영향권에 놓이게 되면서 동양생명을 둘러싸고 최근 최대주주 지분매각 추진설이 나오고 있다.

롯데 금융계열사 인수전에 우리금융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우리금융 측은 “진행 상황이 없다”고 하면서 “최적의 경쟁력 있는 사업포트폴리오 구축을 목표로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M&A를 검토하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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