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도 극복했던 故임세원 교수...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베스트셀러 30위 올라
우울증도 극복했던 故임세원 교수...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베스트셀러 30위 올라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9.01.11 1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임세원 지음 | 알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진료 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강북삼성병원 고(故) 임세원 교수 저서<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알키.2016)가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

11일 교보문고가 집계한 1월 1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임 교수의 책이 30위에 올랐다.

책은 우울증을 직접 겪으며 환자의 마음을 가슴으로 느낀 정신과 의사의 고백이자 삶을 견디는 한 사람의 분투기이다. 그는 본문을 통해 “답이 없다고 절망 말라. 상황을 받아들이고 견디는 것이 바로 답이다.”라 전한다.

저자는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베테랑 정신과 의사다. 그런 그에게 우울증 환자들은 종종 “선생님은 이 병을 몰라요”라 말했다. 그렇게 듣기 싫을 수가 없었다. 전문의가 되고 10년 이상 지난 후에야 그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그도 우울증의 고통을 받고 나서다.

불행이 찾아온 건 2012년 해외 연수를 앞둔 때였다. 허리를 칼에 찔린 것 같은 통증으로 시작해 어떤 때는 발가락 사이를 도끼로 내리찍는 고통이 몰려왔고, 어떤 때는 불판 위에 발을 올려놓은 듯한 뜨거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의사의 권고대로 절대안정을 취해보고,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한의원 침에 기대를 걸어보기도 했다. 운동 치료, 명상, 심지어 종교에 기대보기도 했지만 그 어떤 것도 효과가 지속적이지 않았다. 점점 희망이 사그라들어가는 것을 느끼고 우울감이 찾아왔다. 환자들이 했던 말의 의미를 뼛속 깊이 깨닫는 순간이었다.

괴로움은 더해지고 점점 우울감이 짙어지던 어느 날은 자살을 결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내와 잠든 아이들을 보며 생각을 고쳐먹었다.

‘왜 하필 내게 이런 일이’라는 생각에서 ‘왜’ 대신 ‘어떻게’로 사고 방향을 전환했고,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 결과 ‘스톡데일 패러독스’ 즉, 낙관주의의 역설을 떠올렸고 막연한 희망은 오히려 더 좌절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았다.

희망의 근거로 ‘신념, 현실 직시, 인내심, 지금 그리고 여기’ 네 가지 요소를 통해 스스로 절망의 끝에서 자신을 건져낸다. 그는 분투의 시간을 겪으며 되새긴다.

“지금이 내 인생 최악의 순간이라고 느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내가 삶을 지속하는 한 적어도 최악은 없다고 확신한다. 앞으로도 가끔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부러지지는 않겠다고, 보다 정확히는 스스로를 부러뜨리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나의 삶이 바로 내 희망의 근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으로 자살을 선택할 뿐이지 결코 죽음 그 자체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이토록 바른 신념을 지닌 한 사람이 허망하게 떠났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글에도 그의 인품이 묻어있다. 삶의 무게에 절망을 그리고 있는 이들이라면 이 책에서 용기를 얻었으면 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