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의 反카카오’...틈새 노린 T맵‧풀러스 '질주'
‘택시업계의 反카카오’...틈새 노린 T맵‧풀러스 '질주'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8.12.31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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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둘러싼 택시업계의 완강한 반대...티맵 등 반사이익"
"카풀에 대한 갈등과 관심 속...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 수요 급증"
택시업계는 지난 10월18일과 11월22일에 이어 이달 20일에 카풀 반대 3차 대규모 총파업을 열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택시업계는 지난 10월18일과 11월22일에 이어 이달 20일 카풀 반대 3차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카풀 서비스에 대한 택시업계의 극렬한 반대 속 모빌리티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당정은 카풀과 택시업계 간 상생 방안을 모색해왔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 28일 민주당 택시-카풀 TF는 사회적 대타협기구 출범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마련했으나, 택시단체들의 불참으로 결국 무산됐다.

그간 택시업계는 카카오T 카풀 서비스 진출이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지난 10월18일과 11월22일에 이어 이달 20일에는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대규모 총파업을 열기도 했다.

그러나 오히려 모빌리티 업계는 이러한 택시업계의 움직임에 적극 대응하며 틈새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 카카오에 뿔난 택시업계에 ‘불티난 T맵’...두 달 만에 이용자 수 12배↑

최근 T맵 택시의 추격이 매섭다. 택시업계가 카카오T 불매운동을 펼치는 틈을 타 SKT의 T맵 택시가 반사이익을 누리게 됐다.

31일 SKT에 따르면 이달 T맵 택시의 실사용자(MAU)는 120만을 넘어섰다. 이는 10월 9만3000명에서 두 달 만에 12배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국내 전체 택시 호출 앱 이용규모가 월평균 650만명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호출 앱 이용자 5명 가운데 1명은 T맵 택시를 이용하는 셈이 됐다.

T맵 택시는 지난 2015년 카카오T와 같은 해에 택시 호출 앱을 선보였으나, 카카오T에 밀려 명맥만 유지해왔다. 그러다가 택시업계와 카풀업계 간 갈등이 극에 달했던 지난달 5일 개편을 마치고 택시 호출 앱 시장에 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택시업계의 ‘반(反) 카카오’ 정서가 T맵 택시의 이용률을 끌어올리는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불매운동에 택시기사들이 T맵 택시로 빠르게 유입되면서 가입 기사 수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달 개편 당시 6만5000명에 불과했던 가입 기사 수는 이달 말 15만명을 기록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대적인 마케팅도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T맵은 개편과 동시에 월 5회에 회당 최대 5000원의 ‘T멤버십 택시요금 10% 할인’을 내세웠으며, 안심귀가 Live 기능, 업계 유일의 ‘콜잡이’ 제작·무상제공 등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송년회 시즌 택시 잡기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 이달 21일부터 말일까지 강남역·홍대입구역·종각역에 T맵택시 300대 배차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에 나서기도 했다.

■ ‘反카풀의 역설’....풀러스에 이어 타다‧쏘카까지 반사이익

최근 택시업계 극렬한 반대에 역설적이게도 카풀업체들의 이용객들이 급증했다.

택시업계의 총파업은 연일 뉴스 헤드라인과 포털사이트 실시간 인기검색어를 차지하면서 ‘카풀’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이 기회를 틈타 카풀업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홍보효과를 톡톡히 보게 됐다는 분석이다.

카풀업체 1위 ‘풀러스’는 3차 택시 총파업이 있던 지난 20일 오전 5시~오후 11시 사이 호출 건수가 동시간대 대비 평균 6배가 늘었다고 발표했다. 퇴근 시간대인 오후 5시~11시 사이에는 호출 건수가 770%나 급증했다.

특히, 풀러스가 택시 파업이 진행됐던 당시 '풀러스투게더 무상카풀나눔 이벤트'를 전액 무료로 제공한 것도 이용률 증가에 일조했다. 해당 서비스는 여정거리, 소요시간에 상관없이 2000원의 연결비만 내면 카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이벤트다.

그 외 ‘타다’와 ‘쏘카’도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택시 총파업에 이용룰이 평소보다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택시업계의 카풀 반대 총파업이 오히려 기존 택시 서비스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을 사는 한편 카풀에 대한 관심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풀업계 관계자는 “택시업계와 카풀업체 간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카풀 이용량이 늘어난 것은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시민들의 수요가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택시업계와의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생방안을 발 빨리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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