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의 늪’ 건설업계, 인력 다이어트 '안간 힘'
‘부진의 늪’ 건설업계, 인력 다이어트 '안간 힘'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8.12.07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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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해외도 국내도 모두 수주 불확실성 커"
"선제적 대비나선 대형건설사, 인력조정 및 효율화 작업 돌입"
해외건설 수주가 지지부진한데다가, 국내 건설경기마저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사들이 속속 인력 감축 및 효율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해외건설 수주가 지지부진한데다가, 국내 건설경기마저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사들이 속속 인력 감축 및 효율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부진의 늪에 빠진 건설업계가 꾸준히 ‘인력 다이어트’를 진행하고 있다.

여전히 해외건설 수주가 지지부진한데다가, 국내 건설경기마저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력 감축 및 효율화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미 대형건설사들은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해외플랜트 조직을 재배치하기 시작했으며,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유급휴가 및 무급휴가를 실시하기에 이르렀다.

■ 해외수주액 급감에 믿었던 국내수주마저 ‘흔들’

건설업계가 인력 구조조정을 시작한 것은 최근 몇 년 새 일감이 큰 폭으로 감소됐기 때문이다.

대형건설사 매출의 60~70%를 차지했던 해외건설 수주는 몇 년 사이 크게 꼬꾸라졌다.

7일 해외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1~11월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262억 달러로, 올 한 해 목표액 300억 달러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4~5년 전의 반토막 수준이다.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 2014년 660억 달러에서 2015년 461억 달러로 급격히 내려앉은 뒤, 2016년 282억 달러, 2017년 290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줄곧 300억 달러를 하회하고 있다.

그렇다고 국내건설 수주에 기대를 걸기에도 상황은 여의치 않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있는데다가, SOC 예산 삭감 등으로 공공부문의 먹거리마저 위협받으면서 국내 건설경기에 한파가 불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9월 국내건설 누적 수주액이 107조2517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올 한 해 수주액은 140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건설수주 규모가 160조원을 웃돈 것과 비교했을 때 꽤나 줄어든 수치다.

특히 대형건설사들이 해외 일감이 줄어들면서 국외에서 국내 주택사업으로 발길을 돌렸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불투명해지면서 향후 먹거리 확보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내년 해외수주의 회복 가능성이 저조한 상태에서 부동산 시장 침체로 국내 주택사업에 대한 일감이 줄어 내년 건설사들의 수주 전망치가 낮아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 “줄이고 또 재배치하고”...건설사, 인력 다이어트 계속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형건설사들은 자체적으로 ‘몸집 줄이기’를 실시하고 있다. 향후 국내외 건설시장에 대해 보수적으로 전망하면서 인력 효율화 작업에 나선 것이다.

삼성물산은 이미 대규모 인원 감축을 진행하고도 추가 인력 감원에 힘쓰고 있는 상태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 합병 이후, 줄곧 인력을 줄여 2015년 3분기 5964명이었던 직원 수는 현재 4678명을 기록하고 있다. 3년 새 26.8%가량 감소한 셈이다.

최근에는 만 4년 이상 근무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부서 재배치 및 재충전 휴직제도도 벌이고 있다.

올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한 GS건설은 안전스쿨, 품질스쿨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인력 재배치 작업을 하고 있다.

일손이 남아도는 해외플랜트 인력을 최근 급증한 주택사업 부문으로 순환배치하면서 인력 구조조정이나 무급 휴직없이 직원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3년 대규모 해외돌발 부실을 기록한 이후 국내 주택사업으로 중심축을 옮기면서 해외수주가 더뎌지자, 해외사업 부문 잉여인력을 재배치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GS건설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해외플랜트 부문을 구조조정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으나, 현재 당사는 인위적인 인력 규모 조정은 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대림산업과 대우건설 역시 해외수주 부진으로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플랜트 부문 직원들을 대상으로 휴직 제도를 단행했다.

대림산업은 올 3월부터는 해외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무급 휴직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달 1일 자로 전 부문을 대상으로 무급휴직과 희망퇴직 희망자 신청 안내 공고문을 내고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대우건설 역시 지난 10월 해외 플랜트사업본부 부장 이하 직원 1200명을 대상으로 1년간 유급휴직을 실시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해외와 국내 모두 건설시장에서의 일감이 줄어들면서 사실상 인력 효율화 작업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이 문제는 모든 건설사들의 고민이 된지 오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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