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를 금하노라” 괴짜선생님
“책 읽기를 금하노라” 괴짜선생님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3.01.30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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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책 읽기 교육을 실천한 이야기

[북데일리] “책 읽기를 금지합니다.” <나는 책 읽기가 정말 싫어!>(낮은산.2013)의 저자인 김찬정 선생이 대안학교에서 직접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한 주문이다. 아이들은 이 이상한 교육방식대로 꼬박 2년 동안 교실에서 책을 읽을 수 없었다.

드디어 3학년 2학기가 되면서 이 금지사항이 풀렸다. 반 아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자고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금기’에는 묘한 마력이 있다. 아이들은 학급문고에 책이 차곡차곡 쌓이는 것과 동시에 책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간 하지 못했던 금기사항이 풀렸기 때문이다.

책은 대한학교 교사인 저자가 아이들과 함께 현실에서 책 읽기를 체험을 통해 가르친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내용은 저자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직접 아이들과 진행했던 교육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책 읽기로 아이들의 삶이 변화되는 모습을 생생히 담았다.

저자가 책읽기 금지 규칙을 세운 데는 이유가 있었다. 대안학교 교사 일을 하기 전 어린이 도서관을 운영하며 알게 된 놀라운 사실 때문이다. 아이들이 그토록 열중해서 읽은 책에 대해 물었을 때 태반의 아이들이 자신이 무엇을 읽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흰 바탕에 까만 글자만 읽은 책읽기 강요의 부작용이다.

이에 금기의 마력으로 아이들에게 독서의 흥미를 불어넣은 것. 다소 파격적인 교육방침이긴 하지만 2년의 시간동안 저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읽기에 앞선 교육을 먼저 실천했다.

먼저 아이들이 책 읽기를 싫어하는 이유를 살피고 책을 정말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심드렁하게 듣던 아이들은 어느새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계속 읽어달라는 주문까지 한다. 저자는 이런 변화를 보인 건 한 아이만이 아니었고 전했다. 책 읽기를 싫어하는 또 다른 아이는 다른 계기를 통해 책과 친해졌다.

어느 날 학급문고에 그림책 <피터 래빗 이야기>가 들어왔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림책에 흥미를 보이지 않았고 저자는 아이들에게 작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림책을 어떻게 쓰게 되었으며 어떤 사연이 있는지 말이다.

아이들은 점차 책을 쓴 작가에게 관심을 보였고 며칠 뒤, 쉬는 시간에 그림책을 읽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서는 책 제목이 바뀌었다. 아이가 조금씩 책과 친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저자는 아이들의 사례를 통해 책 읽기를 겁내거나 싫어하는 어린이들에게 든든한 응원을 보낸다.

저자는 책을 통해 ‘책은 읽어야 한다’가 아니라 ‘읽어도 되는’ 놀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또한 장난꾸러기 친구들이 어떻게 책과 친해지고 책이 주는 재미를 어떻게 발견하는지 또래 친구들의 예를 통해 진솔하게 전한다.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저자의 따뜻한 시선과 교육관이 담겼다.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먼저 읽어야 하는 서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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