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리뷰]<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명작 리뷰]<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3.01.30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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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인격과 자아와의 싸움, 사회문제 그려

[북데일리]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가나출판사.2013)는 영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단편소설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소설은 작가가 환각제를 복용하고 썼다는 이야기가 있다. 집필 당시 스티븐슨은 버섯류인 맥각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여기에 약간의 환각 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다. 소설은 지킬 박사의 오랜 친구인 어터슨 변호사와 그의 친구인 엔필드의 대화로 시작된다.

“있잖아요. 저 집의 문은 아주 이상한 이야기와 관계가 있어서 도저히 잊을 수 없답니다.”

“그래? 어디 한 번 얘기해 보게.”

“내가 좀 늦게 집에 돌아가던 날이었죠. 아직 해가 뜨지 않은 겨울 새벽이었고, 시간은 세 시쯤이었어요. 이 동네를 가로지르는 길이었는데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괴이한 일이 벌어졌어요. 어떤 남자가 어린 여자아이를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마구 짓밟고 지나가더군요. 여자애가 비명을 지르는데도요.” 15쪽~16쪽

엔필드는 자신이 목격한 일을 들려준다. 그가 말하는 기괴한 사나이는 바로 어린 여자아이를 밟고 지나가도 거리낌 없어 하는 하이드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어터슨은 기분이 불쾌해진 채 집으로 돌아온다. 그의 이름이‘에드워드 하이드’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어터슨은 지킬 박사의 절친한 친구이자 변호사였다. 지킬의 유서에는 지킬이 죽을 시 모든 재산을 하이드에게 양도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어터슨은 유서에 언급된 재산 상속의 주인공이 그렇게 형편없는 사람임을 알고 실망한다.

그 후 어터슨은 우연히 지킬의 집 뒷문을 들락거리는 하이드를 보고 뭔지 모를 불쾌감을 느끼고, 지킬이 곤경에 빠졌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정작 지킬은 아무 일 아니라고 둘러댄다. 그로부터 일 년 후 도시에 엄청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높은 지위의 한 신사가 무참히 살해된 것이다.

이 살해현장을 목격한 어느 하녀의 말에 따르면 가해자는 바로 하이드였다. 그 후 하이드는 종적을 감췄다. 평화로운 일상이 몇 달 지속됐지만 어터슨과 지킬의 또 다른 친구가 공포로 인한 의문의 죽음을 맞게 된다. 지킬을 다시는 보지 않겠다는 말을 남긴 채 말이다.

친구를 땅에 묻고 돌아온 날 어터슨은 죽은 친구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헨리 지킬 박사의 사망 또는 실종 전에는 개봉하지 말 것’이라는 뜻 모를 문구가 적혀있었다. 어터슨은 혼란스러웠다. 죽은 친구의 이상한 편지도 그렇지만 지킬의 행동도 이상했다. 모든 대외활동을 접고 자신의 서재에만 틀어박혀 두문불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지킬의 하인 폴이 어커슨을 찾아온다. 누군가 죽은 것 같다며 도움을 청하기 위해서다. 서둘러 찾아간 지킬의 서재에는 사라졌던 하이드의 시신만 있었다. 사인은 하이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지킬은 어디로 갔을까. 이 의문들은 어커슨이 죽은 친구와 지킬이 남긴 유서를 확인하며 모습을 드러낸다.

오늘날의 이중인격을 떠올린다면 이 소설을 이해하기가 한결 쉬울 것이다. 소설은 현대인의 성격분열을 암시함과 동시에 자아와의 싸움을 주제로 한다. 또한 겉으로 체면치레를 하지만 속으로 욕정이 가득했던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에 만연했던 가식을 질책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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