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시인 지하철서 호통 친 사연
정호승 시인 지하철서 호통 친 사연
  • 한 율 기자
  • 승인 2013.01.25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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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잇]<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중에서

[북데일리] 참을 인(忍)자는 ‘참다, 견디다, 용서하다, 잔인하다, 동정심이 없다’는 뜻풀이가 있다. 서로 상반되는 뜻을 품고 있는 것은 글자를 보면 알 수 있다. 마음에 칼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참을 인(忍)를 ‘참는다’로 사용한다. 그 까닭을 정호승 시인이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비채.2013)를 통해 설명했다. 자신이 직접 겪었던 일을 예로 들었다.

<포스트 잇> 한번은 지하철을 탔다가 옆자리 남자와 싸운 적이 있습니다. 그가 신문을 양손으로 펼칠 때마다 제 얼굴에 신문이 자꾸 닿았습니다.

저는 그만 참지 못하고 “신문 좀 접어서 보세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이렇게 남을 배려할 줄 모르세요!” 하고 벌컥 화를 냈습니다. 화를 낸 결과는 물론 심한 말다툼으로 이어졌습니다. 제가 좀 더 참거나 자리에서 일어나버렸다면 그런 말다툼은 하지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베트남의 틱낫한스님이 “화가 날수록 말을 삼가라. 화가 날 때 남을 탓하지 말고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라. 화는 울고 있는 아기와 같기 때문에 보듬고 달래야 한다”고 하신 말씀은 그 순간 다 잊어버리고 맙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가장 불행했던 순간은 참지 못하고 분노할 때였습니다. 분노는 열려 있는 모든 문을 닫고 인내는 닫혀 있는 모든 문을 엽니다. 분노는 제 생명을 빼앗아가고 인내는 제 생명을 꽃피웁니다. 인내 없이 연꽃 씨앗이 꽃을 피울 수 없듯이 나 또한 인생의 꽃을 피울 수가 없습니다. -143쪽~144쪽 중에서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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