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 “한국은 과거와 변한 게 없다”
마광수 “한국은 과거와 변한 게 없다”
  • 북데일리
  • 승인 2005.07.13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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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소설 ‘즐거운 사라’로 구속과 해직을 겪은 마광수(54) 연세대 교수. 12일 방송된 EBS ‘똘레랑스 차이혹은 다름’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예술을 자의적으로 재단하는 한국의 법조계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마 교수는 먼저 `사라` 출판 당시 자신에게 닥친 상황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마 교수는 ‘즐거운...’ 출판 이후 자신을 비판하는 보수 세력의 의견 개진은 당연하지만 법을 빙자해 도덕적 폭력으로 재단하는 것은 비민주적 발상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구속 당시 “구속적부심과 보석신청이 모두 기각됐다. 그런데 이유가 국가적 사안이었다”며 어이없어 했다. 이어 그는 “박정희도 전두환도 아닌 문민정부에서 그런 일이 이뤄졌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필화 사건을 겪은 후 해직과 복직을 반복하며 현재 마 교수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마 교수는 “즐거운 사라가 내가 쓴 것 중에 제일 잘 썼다. 겁이 나서 이제는 이만큼 못 쓴다”며 자기 검열에 대한 두려움을 내비쳤다. 뿐만 아니라 “이제 인터넷 잡겠다고 난리라며 한국은 과거와 변한 게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법으로 못할 게 없다. 문학이나 예술 또한 우리가 재판 한다는 방식은 시대착오적 망발”이라며 법조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 또한 “창작물에 대한 잣대를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막연한 불안감으로 재단하고 소통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가장 폭력적 행위”라며 마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한편 마 교수는 ‘즐거운 사라’이후 13년 만에 소설 ‘광마잡담’(2005, 해냄)과 에세이 ‘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하리라’(2005, 해냄)를 내고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 = 마광수 교수가 펴낸 책들과 직접 그린 그림)
[북데일리 진정근 기자]gagoram@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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