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매체는 정말 책을 죽이는 걸까
영상 매체는 정말 책을 죽이는 걸까
  • 북데일리
  • 승인 2005.07.1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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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영화 등 영상 매체의 발달로 책이 설 자리는 정말 좁아지고 있는 걸까. 최근 책의 위기론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 7일 방송된 KBS 2TV `TV 책을 말하다`가 책의 미래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이날 방송은 ‘책 속의 책’, 즉 책을 소재로 한 소설 세편을 소개했다. 이 가운데 안드레아 케르베이커의 ‘책의 자서전’(2004. 열림원)을 논하며 영상 매체와 책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방송에 따르면 ‘책의...’은 ‘책’이 스스로 화자가 돼 자신의 눈에서 바라본 다른 책들과 독자, 서가, 고서점 등의 모습들을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주인공 책은 밀라노의 고서점에서 네 번째 주인을 기다리며 지나온 자신의 60년 인생을 회상한다. 비록 텔레비전과 같은 물건이 자신을 밀어냈지만 인터넷 같은 최첨단 시대에도 책이 전할 것들은 분명히 있다며 책의 미래에 대해 낙관한다.

저자의 이런 판단에 대해 이날 패널로 출연한 출판 평론가 이권우 씨는 낙관만은 할 수 없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불필요한 정보를 걸러내는 역할을 책이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텔레비전, 영화, 인터넷이 꽃과 열매”라면 “책은 그 뿌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자인 장정일 씨는 “인터넷을 통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고서적을 살릴 것”이라며 색다른 시각으로 책의 미래를 낙관했다. 반면 작가 이만교 씨는 “근본적으로 영상매체가 책을 죽이고 있다”며 인터넷이 책을 살릴 것이라는 주장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영화와 소설의 관계에 대해선 작가들은 위기감을 표시했다. 이만교 씨는 “영화가 문학에 구원이 될 수 있다”면서도 어느 순간부터 작가가 영화 원작자로 불리는 데 대해선 아쉬움을 표시했다.

장정일 씨 또한 “단기적으로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영화가 소설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독자들이 책을 사보는 대신 비디오를 빌려보는 데 그치면서 소설은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만 영화평론가인 심영섭씨는 아무리 영상 매체가 뛰어나더라도 서로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영상과 책의 역할을 구분했다.

이외에도 방송에선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지만 큰 줄기는 역시 ‘책의 미래’였다. 이에 대해 패널들은 현재 책의 위기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책의 역사와 가치를 내세우며 책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고 내다봤다. [북데일리 진정근 기자]gagoram@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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