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광주형 일자리’...고심 깊어지는 현대車
기로에 선 ‘광주형 일자리’...고심 깊어지는 현대車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8.11.08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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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한 현대차...반발 거센 노조, 총파업도 불사"
"정부 광주시까지 나서서 힘 보태고 있지만, 실적 악화 등에 발목 잡혀"
광주시는 이번 주 현대차와 ‘광주형 일자리’ 설립에 대한 최종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광주시는 이번 주 현대차와 ‘광주형 일자리’ 설립에 대한 최종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광주 일자리 완성차 공장 설립의 막판 협상을 앞두고 현대차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광주형 일자리 추진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민주노총과 현대차 노조의 반발이 심한 데다 현대차 역시 실적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와 현대차가 공동 추진하는 일명 '광주형 일자리'는 임금을 기존의 국내 완성차공장 노동자 평균임금의 절반 수준으로 묶는 대신 광주 인근 빛그린산단에 대규모 자동차공장을 지어 일자리를 창출하는 모델이다. 광주시와 현대차가 대주주로 나서 총 7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10만대 SUV 경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우선 광주시는 이번 주 현대차와 ‘광주형 일자리’ 설립에 대한 최종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 넘어야 될 과제 산적...현대차 노조, 총파업 카드까지 꺼내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상의 최대 난관은 노동계의 거센 반발이다. 현재 완성차 공장 설립까지 9부 능선을 넘어섰다는 평이지만, 노조의 반발 등으로 낙관적인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현대차 노조는 최근 현대차의 위기가 현실화된 상태에서 ‘광주형 일자리’를 추진하는 것은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생산량 감소로 기존 울산공장의 가동률이 급감한 가운데 신설 공장설립은 사실상 ‘없는 살림에 일감 나눠주기’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미래자동차 연구개발이 아닌 신설공장에 10만대의 SUV 경차를 생산하겠다는 것은 포화상태인 국내 소형 SUV 시장에 자칫 공급과잉이 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에 현대차노조는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나쁜 일자리'라고 평가하고, 오히려 타 지역 일자리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총파업’ 가능성까지 꺼내들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현대차는 신설 공장 투자가 아니라, 있는 공장이라도 잘 지키며 미래자동차 연구개발투자에 집중할 때”라면서 "광주형 일자리의 풍선효과로 다른 지역 공장의 일자리는 줄고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촉발될 것"이라고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로선 이러한 노조의 반발이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3분기 어닝쇼크를 비롯해 신용등급 하락, 부품업체의 줄도산 등으로 침체 국면을 맞이한 상태다.

이러한 와중 총파업까지 벌어진다면 현대차의 4분기 실적도 크게 악화돼 경영난으로 이어질 수 우려도 있다. 실상 노조가 파업을 전개하는데 명분이 부족하다는 견해도 있으나, 일단 현대차는 노조 측의 눈치를 보면서 소극적인 태도로 광주형 일자리 사업 추진에 임하고 있다.

■ ‘광주형 일자리’ 청신호...정치권에다가 광주시‧시민단체까지 합세

한 때 광주형 일자리는 좌초될 위기에 처했으나, 최근 정치권까지 나서서 성공적인 투자유치를 호소하면서 ‘광주형 일자리’는 성공 쪽으로 기울어진 분위기다. 

현대차로선 고효율 생산시스템인 ‘광주형 일자리’는 놓칠 수 없는 기회임은 분명하다. 광주형 일자리의 평균 초임 연봉은 35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이는 국내 완성차 5곳의 평균 연봉 9000만원의 반값을 훨씬 하회하는 수준이여서 적정 임금의 고효율 생산을 기대해볼 수 있다.

여기에다가 정부는 물론이고 광주시의 지원도 든든히 받쳐주고 있어 현대차로선 비용부담이 크진 않은 것도 장점이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노조 반발 뿐 아니라 이사회 동의, 실적 악화 등 내부적으로 얽힌 이해관계가 복잡해 확실한 입장을 전면에 드러내고 있지 않다.

오히려 난감해하는 현대차보다 광주시와 시민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현대차 노조를 적극 설득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광주형 일자리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건 역사와 국민 앞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비장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광주시민단체총연합은 “현대차 노조 조합원 여러분께서 광주를 구제해준다는 열린 마음으로 광주시민의 간절한 호소문을 꼭 받아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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