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감정 표현도 대리로 하는 시대...감정대리인 등장
[책속의 지식] 감정 표현도 대리로 하는 시대...감정대리인 등장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10.29 16: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렌드 코리아 2019> 김난도, 전미영, 이향은 외 6인 지음 | 미래의창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사람과의 관계 맺기의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늘면서 자신의 감정 표현도 대리로 하는 시대다. <트렌드 코리아 2019>(미래의창.2018)가 감정을 대신 수행하는 ‘감정대리인’을 유형별로 소개했다.

역할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감정대행인으로 페이스북의 ‘대신 찌질한 페이지’의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페이지 운영자는 감정 제보자의 상황에 맞는 게시물을 만들어주거나 어울리는 상황들을 찾아 업로드 해준다. 사람들은 찌질함을 대리해주는 게시물에 공감하며 “내가 쓴 글인 줄”이라는 댓글을 덧붙인다. ‘대신 화내주는 페이지’, ‘대신 욕해주는 페이지’ 등 다양한 감정대행인이 등장하고 있다.

두 번째는 감정대변인 유형이다. 자신의 기분을 세련되게 전달하고 리액션까지 대신 수행한다. 이를테면 감성 글귀를 SNS프로필사진에 올려 표정을 대신하고, 공유된 인기 일상툰은 그날의 기분을 대신한다. ‘수고했어, 오늘도’ ‘예쁜 척하고 있네, 안 그래도 예쁜 게’ 등 감성 글귀 인테리어 소품도 감정 대변인의 역할을 한다.

TV 속 관찰 예능도 마찬가지다. 시청률 상위권 인기 예능프로그램은 누군가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패널들의 리액션과 다양한 반응이 재미를 돋운다. 관찰 영상과 시청자 사이에 게스트의 토크가 끼어 시청자는 패널들 한 명에 자신을 대입해 감정을 공유한다. 심지어 이런 감정 중계는 ‘감정 해설’까지 덧붙이기도 한다. 어떤 기사를 읽기 전 댓글을 먼저 훑는 것도 사실을 알기 전 이 사안에 대해 좋아해야 할지 싫어해야 할지 정하기 위해서다. 댓글이 태도의 이정표가 되는 셈이다.

세 번째는 감정관리인이다. 감정을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현대인들을 위한 서비스와 상품이 등장했다. ‘봄바람이 좋은 날’, ‘술 한잔 하고픈 날’ 같은 맞춤형 추천서비스가 문화콘텐츠를 넘어 숙박, 여행 등까지 확장됐다. 그렇다면 감정대리인의 등장의 문제점이 뭘까.

감정이 대중적으로 쉽고 편하게 소비하면 감정의 ‘맥도날드화’가 진행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사람들이 과하지 않고 적당한, 행복하고 편안하며 즐거운 감정만 추구하면 부정적이거나 슬픈 감정을 수용할 수 있는 마음 근육이 약해진다. 이는 자신의 감정을 공유하는 법뿐만 아니라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책은 감정대리인에 대한 현대인의 요구가 지속되는 한 감정 관리 산업의 성장은 가속화될 것이라 전망한다. 하지만 일련의 사업들이 우리의 마음 건강을 지켜줄 수 있을지는 자신할 수 없다고 전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