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척없는 국내 공유車 시장...현대차·SK 등 대기업 해외로
진척없는 국내 공유車 시장...현대차·SK 등 대기업 해외로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8.10.24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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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소극적 규제 혁신에 침체된 국내 공유차 시장"
"이미 쓴 맛 본 대기업 해외 시장으로 선회"
정부는 신(新) 교통서비스와 관련해 소비자 선택권 제고를 위해 활성화하면서 기존 운수업계 경쟁력 강화 등 상생방안 마련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소비자 선택권 제고를 위해 신(新) 교통서비스를 활성화하되, 기존 운수업계 경쟁력 강화 등 상생방안 마련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정부의 승차 공유시장에 대한 규제책 마련이 잰걸음을 걷자, 대기업들은 새로운 시장 모색에 나섰다.

카카오는 국내 카풀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운 반면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은 해외 공유차 업체와 활발히 손을 잡고 있다. 국내의 해묵은 규제가 거둬지는데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자, 새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 버벅거린 규제 혁신 드라이브에...국내 카풀 시장 ‘안갯속’

최근 카카오발(發) 택시대란으로 공유차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으나, 정부는 규제 혁신에 버벅거리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는 24일 발표한 ‘고용·경제 상황에 따른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에서 소비자 선택권 제고를 위해 신(新) 교통서비스를 활성화하되, 기존 운수업계 경쟁력 강화 등 상생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카풀 합법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처럼 보이지만, 구체적인 방침이 제시되지 않아 ‘핵심이 뼈졌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해 당사자인 '택시' 업계를 직접 거론하지 않고 '기존 운수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대목도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그간 카풀시장에 ‘럭시’, ‘풀러스’, ‘차차’, '콜버스' 등 스타트업 업체들이 뛰어들었지만, 택시업계의 반발과 불법 논란으로 줄줄이 경영난을 맞이하게 됐다.

최근에는 카카오까지 카풀시장 진출에 나섰지만, 여전히 높은 장벽에 승객용 앱 ‘카카오T카풀’의 출시 일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카카오T카풀’은 올 3분기에 출시될 예정이었다.

카카오는 카풀 앱 출시로 발 빠르게 국내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을 독점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기대됐다.

그러나 이처럼 정부의 소극적인 대책 마련에 카카오를 비롯한 국내 카풀 업체들의 발이 묶이게 됐다. 지난해 말 정부는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구성해 카풀 규제 완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여전히 진전이 없는 상태다.

■ 현대차·SK 등 대기업, 해외 공유차 시장으로 눈 돌려

이처럼 국내 공유차 시장의 규제 혁신이 지지부진한 사이, 대기업들은 아예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대차는 해외시장으로 선회한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국내 카풀 스타트업 ‘럭시’에 5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으나, 현재 럭시는 국내시장의 열악한 사업환경에 사업을 접은 상태다. 이에 현대차는 올해부터 해외로 발을 돌려 ‘동남아판 우버’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카풀 앱 '그랩'에 270억원을 투자했으며, 미국‧호주 업체와 협약을 맺는 등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는 네이버와 함께 국내 카풀업체 ‘풀러스’에 220억을 투자했으나, 현재 풀러스는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SK 해외로 발을 옮겨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 초 ‘그랩’에 810억원을 투자했으며, SK가 투자한 국내 카셰어링 업체 쏘카와 함께 말레이시아 공유차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특히, 그랩은 국내 업체들의 교류가 활발한 공유차 서비스 업체로 꼽힌다. SK와 현대차뿐만 아니라 미래에셋과 네이버도 공동펀드를 통해 1686억원을 투자받기도 했으며, 올해 2월에는 삼성전자와 전략적 제휴(MOU)를 체결했다.

현재 그랩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미얀마 등 동남아 8개국에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무서운 성장세로 동남아 공유차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중국 공유차 시장을 석권한 '디디추싱'에도 28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디디추싱은 중국 승차공유시장에서 90%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는 1위 업체로,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최근에는 일본 시장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와 중국에서도 공유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반면 국내 시장은 세계적 흐름을 따라가지도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뚜렷하게 못하는 새 국내 기업들의 자본과 기술이 유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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