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18) DMZ
책과 영화(18) DMZ
  • 북데일리
  • 승인 2006.01.16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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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연의 DMZ(민음사. 1997)를 이루고 있는 두 축은 판문점 북측 초소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과 사건 조사를 책임진 중립국감독위 베르사미 장교의 가족사다. 얼핏 보면 영화화 된 ‘공동경비구역 JSA`와 비슷한 얼개 같지만 상처받은 인물들을 다루는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소설이 작중화자 ‘나’로 등장하는 베르사미 장교를 통한 추리기법으로 진행되는 이유는 이것이 이야기의 중요한 한 축이기 때문이다. 제3국 망명자를 아버지로 둔 화자의 복잡하고 처참한 심리상태를 통해 작가는 치유되지 않는 인간의 상처와 기억을 복개했다.

그러나 박찬욱 감독은 한 개인의 기억과 가족사가 아닌 ‘관계’에 집중했다. 우정을 나누었던 병사들이 총을 겨누게 되는 공포의 순간에서 보이는 개인의 반응과 관계를 통해 이념과 사상을 초월한 인간애를 그려냈다.

영화가 ‘남북분단’을 바라보는 원작의 무거운 시선을 덜어 낸 이유는 휴머니즘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UN측 사건 조사관이 원작에서는 남자로 설정되어 있는 것과 달리 이영애를 등장시켜 성별의 변화를 준 것도 영화와 소설의 다른 점이다.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사랑하기 좋은 날’의 시나리오를 썼고 ‘YMCA 야구단’으로 데뷔한 김현석 감독이 소설을 최초 각색했고, 이후 박찬욱 감독과 이무영 감독이 각색작업에 참여했다.

박찬욱 감독은 최근 개정판으로 선보인 <박찬욱의 몽타주>에서 "공동경비구역 JSA는 1년반을 걸렸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던 영화다. 처음으로 할리우드 B무비의 영향에서 의식적으로 벗어나려고 노력했던 작품이다.

원작소설 DMZ는 비무장 지대라는 뜻인데 내용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어서 어차피 개명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처음 주장했던 `JSA`는 너무 불친절 한 것 같아서 프로덕션의 주장을 따라 보충했다"고 말했다.

(사진 =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스틸컷)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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