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청년 노동 에세이 ‘나는 알바로 세상을 배웠다’
알바 청년 노동 에세이 ‘나는 알바로 세상을 배웠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10.19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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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알바로 세상을 배웠다> 황해수 지음 | 미래타임즈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취업의 길을 벗어나 일찌감치 알바의 현장으로 뛰어든 청춘이 노동 에세이 <나는 알바로 세상을 배웠다>(미래타임즈.2018)를 냈다. 박상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고깃집, 패스트푸드점, 전단지, 야식 배달, TV공장, PC방, 농작물 수확, 물탱크 청소 등등. 분야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노동 현장에 뛰어드는 저자의 모습에 소설 <예테보리 쌍쌍바>의 주인공 신광택이 생각날 터다.

소설 속 인물인 신광택도 자발적으로 ‘질곡의 인생을 선택’했다. 대학진학 거부 선언 후 타인에게 그럴싸하게 보이는 안정적 직장 대신 세차장, 중국집 배달원, 트럭 운전, 도서 총판 도매상, 설거지 등 여러 분야를 전전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단순한 투지와 경쟁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걸 걸고 멋진 승부를 펼치는 사람을 의미하는 ‘선수’로 나아가는 과정은 역동적이다.

저자도 취업이 잘된다는 학과를 선택해 들어간 대학을 4개월 만에 스스로 나왔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알바를 선택했다. 남들은 스펙을 쌓는 동안 천태만상 인간군을 경험하고 온갖 ‘을’의 상황을 겪었으니 그곳이 치열한 삶의 전장이었을 것이다. 소설 속 주인공과 동질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이유다. 혹자는 그래봤자 얼마나 큰 앎을 얻었겠냐 싶을지도 모르나 글에서 꽤 웅숭깊은 면면들이 묻어나온다. 보안 요원을 하며 얻은 통찰이다.

“보안요원 알바를 해보니,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자유였다. 흔히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애쓰며 건강을 잃는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소중함을 깨닫고 건강을 되찾느라 그 돈을 쓴다.”

그런가 하면 농작물 포장 알바를 통해 과일 한 알이 진열대서 소비자를 만나기까지 얼마나 지난한 과정을 거쳐 오는지 몸으로 직접 느끼고 세상에 하찮은 일은 없다는 사실을 통감한다. 알바가 최저임금의 바로미터라지만, 자신을 발견하는 길이라면 당당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인생의 기준을 스스로 세우고 줏대 있게 나아가는 청춘에게 박상의 소설의 한 구절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전한다.

“인생의 성공과 실패는 하고 싶은 걸 하느냐, 하지 않느냐로 구분되어야 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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