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놀이터는 19세기 사회 개혁 운동의 산물...기원은 모래상자
[책속의 지식] 놀이터는 19세기 사회 개혁 운동의 산물...기원은 모래상자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10.17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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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함께 만드는 모험 놀이터> 김성원 지음 | 빨간소금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아이들이 뛰노는 놀이터에도 역사가 있다. 놀이터의 역사와 기능 및 지향점을 살피는 <마을이 함께 만드는 모험 놀이터>(빨간소금.2018)에 따르면 놀이터는 산업 자본주의가 도시를 지배하던 19세기에 일어난 사회 개혁 운동의 결과였다.

19세기 말 여성 참정권 운동을 비롯한 사회주의 운동, 노동 운동, 어린이 인권 운동 등 다양한 사회 개혁 운동이 펼쳐졌다. 1880년대 미국 산업 도시들이 빠르게 성장할 때 도시 노동자들의 거주 환경은 열악했다. 비좁고 지저분한 막사 같은 곳에 살았고, 여성에게 참정권조차 없던 시절이었다.

사회 전반의 문제를 개혁하는 문제에 어머니와 어린이의 권리를 개선하는 사회운동도 자연스럽게 포함됐다. 또 어린이 노동이 법으로 금지되며 노동에서 해방된 아이들이 도시에서 안전하게 놀 공간이 필요했다. 이에 사회개혁주의자들은 길에 방치된 아이들 구조운동을 펼쳤고 여성들은 놀이터 운동을 주도하고 후원했다.

초기 놀이터의 원형은 19세기 중반 독일에서 등장했다. 처음부터 시소, 미끄럼틀, 그네, 모래가 있던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들어가 놀 수 있을 정도의 모래상자sandbox가 전부였다. 이후 미국에 소개되며 오늘날 형태로 바뀌었다. 당시 이 모래상자를 두고 ‘모래정원’이라 불렀고, 이후 ‘놀이’의 뜻을 지닌 플레이play와 마당과 터를 뜻하는 그라운드ground의 의미가 생겼다. 오늘날 놀이터를 플레이그라운드playground라 부르게 된 배경이다.

그렇다면 어딜 가나 어슷비슷한 한국의 놀이터는 언제 만들어진 걸까. 지금과 같은 형태는 본격적으로 박정희 대통령 시절 일본의 놀이터를 모방했다. 미국에서 표준화되었던 4S인 시소, 미끄럼틀, 그네, 모래밭이 일본을 거쳐 한국 곳곳에 획일적으로 설치됐다. 한국의 놀이터에는 미국과 일본의 제국주의 그림자가 서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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