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을 자극하는 수학 공부법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학 공부법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11.21 1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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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5분 공부해도 충분... 아이들 길러낸 경험담


[북데일리] 누군가가 ‘내 아이가 일 년에 25회 정도, 하루에 15~60분가량 공부한 것으로 수학에 흥미를 갖게 됐다.’고 믿어 달라고 한다면 우리나라 부모들 중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마 거의 전무할 것이다.

<내 아이와 함께한 수학 일기>(양철북.2012)는 작가가 실제로 위와 같은 학습법으로 자신의 두 아이를 교수로 길러낸 경험담이다. 작가는 아들 지마가 생후 3년 10개월이 되었을 때 동네 또래 친구 셋을 모아 수학 동아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수학 동아리의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체로 아이들에게 느닷없이 어떤 문제를 풀라고 강요하면 아이들은 곧 투덜대고 지루해 한다. 책은 아이들이 정해진 시간에 모두 함께 모여서 무언가를 진지하게 한다고 하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모둠 공부를 통해 함께 뭔가를 한다는 ‘흥미와 학습동기’를 심어주는 것.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작가가 아이들과 함께 벌이는 좌충우돌 일화들이다. 1학년 시범 운영 반에서 일어난 일이다. 18명의 학생들과 뺄셈을 배우는 시간이다. 작가는 빈병에 콩을 채워 넣고 아이들에게 콩이 몇 개나 될지 짐작해보라고 했다. 반 전체가 “100개!”라고 소리치자 작가는 재미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바로 한 사람씩 자기가 생각하는 수를 말하지만 모든 수가 다르도록 대답하라는 것이다. 그걸 칠판에 쓰고 점검하는 방법의 수업이었다. 아이들은 각자의 답을 말한 후 함께 콩을 꺼내 수를 세었는데 그 합이 49개였다.

아무도 정답을 맞힌 사람이 없었다. 작가는 이어 누가 정답에 가장 가까운 값을 답했는지 물었고 한 아이가 52개라 답했던 아이를 지목했다. 얼마나 틀리게 대답했냐는 물음에 반 전체는 “3 개가 틀렸어요”라 대답했다. 모두가 정답을 맞혔다.

책은 수학이 단순이 수를 다루는 학문에 그치지 않는 다는 것도 한 사례를 통해 제시했다. 작가는 아이들이 얼마 전 동물원에서 원숭이를 구경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불쑥 끼어들어 상황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질문을 던졌다. “너희들이 원숭이를 구경한 게 아니라 원숭이가 너희를 구경했어.”

이에 아이들은 필사적으로 반발하며 자신의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다. “우리가 원숭이를 봤어요.”라 한 아이가 대답하자 그는 “아니 생각해봐, 너희가 원숭이를 봤다고? 좋아! 하지만 원숭이도 너희들을 봤잖아.” 되물었다.

이어진 아이의 대답은 이랬다. “우리는 원하는 곳에 어디나 갈 수 있지만 원숭이는 그럴 수 없어요. 걔들은 우리 안에 갇혀 있는걸요.” 스스로 생각하고 반박거리를 찾기 위해 사고하는 모습이다. 책에 따르면 이때 아이들은 작가와 한참을 티격태격하다 “우리 또 수학 공부 하는 거네!”라 말하며 정답을 맞힌 듯 기뻐했다.

작가는 이 대목에 주목했다. 아이들이 수학을 ‘세는 것’에서 ‘논리 게임’으로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책은 아이들과 놀이를 통해 수학에 접근하는 한 아빠의 고군분투 현장을 보여준다. 곳곳에 적용해보고 싶은 사례들이 가득하다.

책이 분명히 전하는 바는 어떤 학습이라도 재미와 흥미를 심어주었을 때 ‘자율적인 공부’와 ‘지속 가능한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은 수학 학습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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