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글쓰기훈련]<497>>필사-생태계의 비명소리
[365글쓰기훈련]<497>>필사-생태계의 비명소리
  • 임정섭 기자
  • 승인 2012.11.13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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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365글쓰기훈련]은 매일 하는 글쓰기연습 프로그램입니다.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생태계 교란, 그에 대한 경종을 울려주는 글입니다.

<497>생태계의 비명소리

여기 아주 멋진 페르시아 융단과 날카로운 칼이 있다. 융단의 크기는 5미터*5미터다. 즉 넓이가 25제곱미터이다. 융단을 칼로 잘라서 1미터*1미터짜리 정사각형 25개로 만들었다. 다 자르고 나서 조각들의 크기를 모두 재서 합했다. 전체 넓이는 여전히 25제곱미터. 각각의 조각도 원래 융단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것은 무엇일까? 작지만 멋진 페르시아 깔개가 25개 생긴 것일까? 천만에! 너덜너덜 헤어지고 풀려나가기 시작하여 아무 쓸모없는 조각들만 남았을 뿐이다.

같은 논리다. 발리 섬에서 호랑이가 왜 사라졌는지, 미국 브라이스캐니언 국립공원에서 붉은여우가 왜 사라졌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파나마의 바로콜로라도 섬에서 재규어와 퓨마 그리고 조류 45종이 왜 사라졌는지 이해가 된다. 여기에 더해 그 밖의 많은 장소에서 왜 수많은 생물을 볼 수 없는지도 설명이 된다. 생태계는 종들과 상호관계라는 실로 짠 융단과 같다. 한 부분을 잘라내 고립시키면, 실이 풀려나가면서 해체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아마도 페르시아 융단을 칼로 자르는 순간, 우리 귀에는 들리지 않겠지만 잘려나가는 섬유 조각들이 비명소리를 지르며 땅바닥에 떨어졌을 것이다. -임정섭 북데일리 대표, 네이버 카페 <글쓰기훈련소> 매니저. <글쓰기, 어떻게 쓸 것인가>, <글쓰기훈련소> 저자, 생태계의 진화와 멸종 이야기를 다룬 <도도의 노래>(김영사. 2012) 속 관련내용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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