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TV를 권하는 엄마랍니다
나는 TV를 권하는 엄마랍니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11.01 16: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칼럼니스트 정석희의 이야기

[북데일리] ‘천편일률적인 드라마와 프로그램이 판친다.’, ‘TV는 백해무익하다.’ 이와 같은 우아한 주장을 하는 지적인 이들에게 반기를 든 한 여자가 책을 들고 나왔다.

바로<이 말에 내 마음 움직였어>(책찌.2012)의 저자이자 칼럼니스트 정석희다. 그의 이번 신간은 브라운관에서 만난 연예인들과 일련의 사건들을 떠올리며 삶을 움직이는 힘을 찾고자 하는 책이다. TV라 하여 꼭 무익(無益)한 것은 아니라 주장하는 저자는 자신을 이렇게 표현한다.

어떤 사람은 “TV, 그거 무슨 재미로 봐요?” 라며 은근히 자신의 문화수준을 과시하려 든다. 나는 이런 세류에 역행하는 사람이 분명하다. 나는 이런 세류에 역행하는 사람이 분명하다. 우리 아이들에게 나는 ‘TV를 권하는 엄마’니까. -6쪽

저자는 보기에 따라서 TV가 해만 끼치는 요물단지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세상을 보는 또 다른 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막장 드라마를 통해서 예절을 깨달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책은 연예인들의 어록들과 사연도 함께 다뤘다. 저자의 시선은 한 방송에서 드러낸 배우 배두나 진면목에 머문다. 책에 따르면 배두나는 데뷔 당시 단역으로 출연해 주목받지 못했던 데다가 무시와 설움을 받았다. 하지만 포지하지 않았고 소신껏 연기한 끝에 지금의 자리에서 올라설 수 있었는데, 그녀의 노력은 다음 대목에서 드러난다.

“연습으로 안 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당장은 성과가 눈앞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최선을 다한 노력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요.” -49쪽

배두나가 한 방송에서 밝힌 자신의 소신이다. 책은 이어 드라마의 한 대목에 주목한다. 몇 년 전 큰 관심을 받았던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 강마에의 대사는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꿈을 이루라는 소리가 아냐. 꾸기라도 해보라는 거야.” 라는 강마에의 일침을 듣는 순간 꿈을 이룰 노력은커녕 꿔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나의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중략) 과잉생산 시대에 태어나 부족함 없이 자라온 이십 대에게 꿈을 꾸라는 말은 그야말로 꿈꾸는 소리로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꿈은 멀리 있는 허황된 것이 아니다. -194쪽, 196쪽

이어 꿈을 꾸기 위한 방법도 제시했다. 바로 가장 가깝고 늘 생각했던 것이 꿈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욕구’를 떠올려 보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의외로 쉽게 찾을 수도 있다는 것.

책은 보지 않고 무조건 ‘나쁜 영향’만 있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하치의 마지막 연인>에 한 구절을 빌려 자신의 생각을 설파했다.

“진짜로 거짓말을 한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자기 생각으로 타인을 움직이려는 것이다.”-189쪽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