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태풍' 12일간의 생존기
'초대형 태풍' 12일간의 생존기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10.2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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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에서 대피까지 긴장감

[북데일리] 자연재해는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도리가 없는 천재지변이다. 문명의 이기를 누리면서도 굴복할 수밖에 없는 현실. 12일 간의 기록을 담은 책<바람의 잔해를 줍다>(은행나무.2012)가 번역 출간됐다.

이 책은 지난 9월 미국 한 시사주간지의 오바마 대통령 특집 기사 중, 화제가 됐던 책이다. 잠잘 시간도 없이 대선 레이스를 펼친 오바마 대통령의 서가에 놓여 여론의 중심에 섰다.

사실 <바람의 잔해를 줍다>는 전미도서상이라는 검증을 거친 만큼 독자들의 관심 또한 컸다. 각국의 매체들의 극찬한 이 작품의 내용은 2005년 9월 미국 남부지역을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중심으로 시작된다. 카트리나가 상륙하기 전후 12일의 시간은 하루 단위로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주인공은 열다섯 살 소녀 ‘에쉬’다. 아빠와 오빠 둘 남동생과 미시시피 연안에 살고 있다. 어려운 살림살이에 큰 오빠는 농구에만 전념하고 둘째 오빠는 임신한 투견에만 관심이 있다. 남동생은 아직 코흘리개 어린아이라 손이 많이 간다. 앞도 보이지 않는 답답한 일상을 보내던 차에 아빠가 무언가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바로 초대형 허리케인을 대비하는 것. 뉴스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초대형 허리케인이 올 거라는 예보를 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크게 걱정할 건 아니라 생각한다. 하지만 계속되는 뉴스와 집으로 걸려온 강제대피령 전화는 대형 허리케인을 실감케 했다. 열심히 대비했던 것은 수포로 돌아갔다. 겨우 살아남은 가족들과 에쉬, 그리고 에쉬 가진 비밀은 어떻게 될까.

소설은 가난하지만 평범한 흑인가정에 생긴 일을 그렸다. 책에 따르면 이야기 속 사실적인 묘사의 원천은 작가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작가는 카트리나의 생존자였던 것. 당시 겪었던 참상 속에서 이웃 백인의 집에 피신을 부탁했지만 매몰차게 거절당했던 경험도 전했다.

책은 시련을 통해 유대가 더욱 끈끈해지는 가족애와 생명력, 그리고 삶에 대한 깊은 고찰로 나아간다. 주인공 에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극적이고 현실감 있게 그려진다. 잔잔하지만 묵직한 감동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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