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좋은 아이가 세상을 망쳤다
성적 좋은 아이가 세상을 망쳤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10.24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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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입시제도의 문제점과 대안 모색해

[북데일리] 수능시험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민국 입시생과 그 학부모라면 한해 중 가장 긴장하는 날일 것이다. 입시제도의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르지 못한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는 일이다.

심리학자이자 성공지능이론의 창시자인 <입시가 바뀌면 인재가 보인다>(시그마북스.2012)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일류 대학의 졸업여부나 학업성적이 성공가도로 가는 유일한 길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오늘날 입시의 문제는 무엇이고 대안은 있을까.

책은 단순히 시험 점수만을 가지고 미래 지도자를 예측할 수 없음을 지적한다. 또한 시험점수가 사회경제적 지위를 부분적으로 대신하기 때문에 대학 입학을 시험점수로 결정하게 되면 평등한 사회를 만들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라 주장했다.

이는 교육을 잘 시킬 수 있는 환경이 사회경제적 요소에서 발현된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가진 사람들에게 질 좋은 교육의 우선권이 있고, 같은 일이 반복되면 결국 사회의 주요 위치는 이들이 차지한다는 것.

이어 기존의 점수화된 시험이 측정하려는 기술의 범위가 무척 좁은 문제점을 들었다. 책에 따르면 21세기는 점차 세분화되는 기술 목록이 생성되고 이에 따라 하나의 지식으로 사회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만능형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는 견해.

책은 이 같은 개괄적인 문제를 거론하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노력한다. 책이 제안하는 대안 입시란 적극적 차별철폐정책이다. 이를테면 어떤 기관에 역사적으로 여자와 흑인이 없었다면 차별철폐정책으로 여자와 흑인 수를 늘리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다양성’을 실현하고 ‘배움’의 길로 나아간다는 해석이다. 또한 이 정책에는 무엇이 ‘집단’을 구성하는지 정확하게 규정하는 것도 포함한다. 각계 인종 중 하나가 우월적 집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공유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어 성적 위주의 모집과 개방 추첨형 입시에 대해 논했다. 책은 성적 위주의 모집은 다소 냉정하지만 예측가능성과 통일성 객관성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이에 반해 이 같은 표준화 시험은 창의력과 동기부여, 배우려는 열망, 그리고 학업 성공에 중요한 다른 기술과 태도를 측정하지 않는 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책이 지지하는 입시제도는 차별철폐정책과 같은 맥락인 ‘유연한 입시’를 말한다. 표준화 시험점수를 전제로 하지만 이 점수를 해석할 때 영향을 주는 변수를 고려하는 제도다. 즉 운동경기와 음악, 예술, 과학에서 이룬 성취, 학생회 경험, 봉사활동 경험이 그 고려 대상이다. 또한, 추천서와 지원서 에세이 개인면접에 이르기까지 유연한 입시는 앞서 거론한 입시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한다는 주장이다.

책은 이런 논지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우리 사회는 미래지향적인 인재를 기를 수 있는 입시를 만들어야 하며 이것은 터프츠대학교에서 처음 사용한 ‘컬라이더스코프’라는 새로운 입학시험(일종의 차별철폐정책의 사례)을 말한다. 다양한 분야의 문제 중 취사선택해 기술하는 시험제도다. 이를 통해 입학희망자의 잠재적인 부분은 적극 고려한다는 제도다.

책은 미국의 입시 제도를 답습하는 우리나라 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다. 다변화 하는 시대에 한 박자씩 느린 정책을 검토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입시를 만들어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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