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째 순종 오골계 기르는 가문
5대째 순종 오골계 기르는 가문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10.23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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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맛과 멋 탐험한 <특산물 기행>

[북데일리] 오골계는 우리 토종닭과 비슷한 까만 닭이다. 흔히 약닭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키우기가 무척 어렵다. 그래서 순종 오골계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특산물 기행>(자연과생태.2012)에 따르면 이 때문에 2대, 3대를 거쳐 잡종이 늘어난다.

충남 논산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오골계 농장의 이야기가 있어 소개한다. 다음은 5대째 순종 오골계를 기르고 있는 이 씨 가문의 이야기다.

<포스트 잇> <동의보감> 원본 27권을 달달 외울 정도로 한방의학에 도통했던 이 씨 부친은 책을 통해 오골계의 약효와 이용법을 배웠다.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그의 집에는 난치병 환자들이나 돈이 없어 병을 고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찾아와 도움을 청하곤 해서 행랑채에는 늘 수십 명의 환자들이 진을 치기 일쑤였다.

한국전쟁이 터져 마을이 쑥대밭이 되었을 때 부친은 그에게 오골계 8마리와 식량을 꾸려주며 어떻게 해서든 종족을 보존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그는 오골계를 안고 계룡산 산골로 들어가 가슴 졸이며 그것들을 키웠고, 전쟁이 끝난 뒤 함께 내려왔다.

면역성이 약하고 성격이 민감한 오골계는 그의 애간장을 퍽 많이 태웠다. 낯선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거나 큰 소리가 울리면 모이를 전혀 먹지 않은 채 그대로 굶어 죽어버렸고, 자동차 클랙슨 소리가 심할 때는 몇 백 마리가 한꺼번에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전멸할 위기도 몇 번이나 거쳤다.

장마가 전염병을 일으켰던 1978년에 그는 또 한 번 계룡산으로 들어갔다. 몇 천 마리씩 떼죽음을 당한 북새통에서 그가 산으로 갖고 들어간 오골계는 무사히 살아남았다.(중략) 이곳 오골계는 2008년 문화재청 고시에 따라 일본 오골계와 구분되는 ‘오계’로 명칭이 바뀌었다. -288쪽, 291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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