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애 아나운서 '미소속의 칼날'
이지애 아나운서 '미소속의 칼날'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10.18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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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에세이 <퐁당>..."편견과 싸워"

[북데일리] 따뜻한 미소, 웃는 얼굴이 예쁜 아나운서 이지애가 에세이<퐁당>(해냄.2012)을 출간했다. 책은 저자가 틈틈이 기록한 일기와 2009년부터 약 2년간 <월간 에세이>에 연재했던 60여 편의 글을 엮은 것이다.

20대 언론고시를 준비했던 시간들과 KBS공채 아나운서로 발탁되어 겪은 이야기들이 담겼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자신의 20대부터 30대가 된 지금까지 삶의 여정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낸다.

작가는 책을 통해 ‘나에게도 하염없이 흔들리던 시간들이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있으며 혹 누군가 ‘지금 행복하나요?’라고 묻고 있다면 힘든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단정은 언론고시를 준비하며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내달렸던 그녀의 경험으로부터 나왔다.

“백수시절 나는 하루걸러 하루 늘 시험 보는 꿈을 꿨다. 어디어디 소속의 누구누구라고 더 이상 불릴 수 없던 시절. 멋지게 ‘언론고시 준비생’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긴 했지만 어느 곳 하나 기댈 곳 없는 취업준비생일 뿐이었다.(중략) 불안하고 초초한 마음은 늘 내안의 여유를 앗아갔다.” -20쪽

작가는 당시를 회상하며 불확실성이 모든 불안의 근원이었음을 밝혔다. 방송에서 보이는 당당하고 활기찬 이미지가 전부가 아니었다. ‘모든 것이 자신 없었던 시절’을 고백하며 꿈에 시달릴 만큼 희극과 비극을 반복했던 경험들은 독자들에게 충분한 공감이 된다.

이어 그녀의 방송생활이 등장한다. 아나운서로 활동하며 가장 먼저 부딪힌 건 다름 아닌 ‘외모’였다. 순해(?)보이는 눈매와 동글동글한 이미지가 MC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작가는 이와 관련한 실제 경험담을 털어놨다.

“우린 그렇게 섹시한 MC를 원해. 근데 지애 씨는 첫날 방송에서 의상부터 틀렸어. 거기다 허리를 그렇게 꼿꼿이 펴고 앉아 있으면 보는 사람이 불편하지 않겠어? 객석 패널들 인터뷰도 그래. 굳이 무리해서 허리를 돌릴 것이 아니라, 그쪽으로 자연스럽게 걸어가서 난간에 우아하게 기대면 되잖아.(중략) 암튼 한마디로 말해서 이지애 씨는 지금까지 빵점짜리 MC야.”-97쪽

해당 상사에게 섹시하지 못해서 빵점짜리 MC취급을 받았던 그녀는 당시 많은 의문점을 제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핑계로 전달될 것이 뻔했기 때문에 코끝이 시큰하게 올라오는 것을 애써 억눌렀다 소회했다. 그 후 눈물어린 방송을 거듭한 끝에 만점짜리 스타들이 스스로 출연의사를 밝히는 결과를 얻었다. 그럼에도 상사는 끊임없이 ‘섹시하라, 화려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책에 따르면 이때도 작가는 ‘나는 스스로 빛나기보다 누군가를 빛내주는 진행자이고 싶다.’는 소신을 잃지 않았다. 이처럼 <퐁당>은 자신의 삶에 푹 빠져 살았던 그녀의 삶을 통해 독자들에게 위로와 꿈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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