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요의 역사가 한 눈에
대중가요의 역사가 한 눈에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10.16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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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모, 41명 레전드들의 음악이야기

[북데일리]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봇물 터지듯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K-Pop 열풍의 소용돌이 속에 한국 가요계는 괜찮을까. <가수를 말하다>(빅하우스.2012)의 저자 임진모는 케이팝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시점에서 더욱 자신을 살피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진모는 음악평론가다. 지난 20여 년간의 대중음악을 평론하고, 그간 가수들과 했던 인터뷰, 취재자료 등을 토대로 <가수를 말하다>를 엮었다. 책에는 41명 가수들의 음악세계와 이야기가 담겼다.

책은 은퇴 선언 후, 공식활동을 해도 별말 없이 여전히 뮤지션으로 대접받는 한 남자를 소개했다. 바로 고희를 넘긴 신중현이다. 그는 한국 록음악의 대부이자 절대 거장이다. 책에 따르면 지금 록음악에 관한 모든 흐름은 그와 함께 시작 됐다. 하지만 그에게 닥친 시련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과거 군사정부시절 청와대로부터 대통령의 통치 이념을 노래로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럴 정중하게 거절한 결과는 탄압이었다. 공연마다 단속이 시작됐고 결국 대마초 수괴로 지명을 받는 해괴한 일을 겪었다. 굴곡 많은 음악인생을 산 그가 바라보는 지금의 음악계는 다음과 같다.

“노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지속되어야 강대국이 되는 거죠. 문화를 귀하게 여기고 보존하려는 자세가 없다면 불가능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중과 매체가 의무적으로 음악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중략) 아무리 외국음악을 해도 한국인이라는 자각이 필요해요. 근본을 바탕으로 하고 나서 공감할 수 있는 외국의 것을 받아들여야지요.”-28쪽~29쪽

이어 천부적 감성의 톱 보컬 이승철을 조명한다. 가왕(歌王)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하는 그는 80년대 중후반 부활 시절부터 지금까지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최근 한 오디션의 심사위원으로도 활약하는 이승철을 가수 김범수는 이렇게 말했다.

“노래란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그렇게 참고 감정을 절제해 불러야 듣기 좋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어요. 적당히 비워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죠.” -215쪽

이승철이 이런 찬사와 함께 롱런하는 이유가 뭘까? 책은 그의 필사기가 탁월한 가창력이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라 말한다. 그 까닭은 그의 데뷔 20년 기념앨범<A Walk To Rememver>발표 당시 인터뷰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앨범의 주안점은 최대한 내추럴하게 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전 곡을 술 한 잔 마시고 불렀다는 후일담을 털어놨다. 이렇듯 지금의 자리는 타고난 보컬뿐만 아니라 부단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이어 이승철은 꼭 노래 잘한다고 살아남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책에 의하면 그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대마초사건으로 5년간 활동규제를 당했고 그 후 어렵게 내놓은 <색깔 속 비밀>은 판매가 좋지 않았다. 이에 반해 세계적인 프로듀서 닐 도르프스만의 도움으로 만든 앨범<색깔 속 비밀>은 언론의 격찬을 받으며 그를 앨범 아티스트로 거듭나게 했다.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저자는 이승철의 일화를 말하며 가수가 장수하기 위해서 갖춰야할 자세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밝혔다. ‘당장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세월이 흘러도 남을 음악을 만들어 내려고 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현재 가요계를 이끌고 있는 스타들에게 닥칠지 모르는 위기에 대한 관리법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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