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 사용이 유독 어려운 사람들
공중화장실 사용이 유독 어려운 사람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09.12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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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의 심리학> 닉 해즐럼 지음 | 김하현 옮김 | 시대의창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공중화장실 사용이 유독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공중화장실을 사용한다는 생각만으로 극도의 불안감까지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진단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인구의 2%~30% 정도가 이 질병을 앓는다. 의학적인 명칭은 ‘공중화장실 공포증’이다.

화두로 올리기 꺼리는 배설을 소재로 심리학으로 풀어가는 <화장실의 심리학>(시대의창.2018)은 이처럼 공중화장실 공포증과 같은 질병은 장이나 방광이 일으키는 정서 반응과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불안, 공포, 당황스러움, 수치심과 강한 연관성이 있고, 트라우마나 생활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뜻이다.

공중화장실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공중화장실 사용을 극히 꺼리며 친구나 가족의 집 화장실도 사용하지 못한다. 음료를 피하고 여행 시 배설을 어디서 할지 출발 전에 미리 계획한다. 공중화장실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경우 화장실이 텅 빌 때까지 기다린다.

공중화장실 공포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스스로 수치스러운 특성이라 여기며 친구나 가족에게 문제를 털어놓지도 않고 의학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거의 없다. 일종의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장소 자체를 두려워한다기보다 자신의 배설 시도를 다른 사람이 목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일을 두려워한다.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흔히 발생하는데 주로 후기 아동기나 청소년기에 나타나 평생 지속하는 경향이 있다.

정신분석 이론에 따르면 배설과 유아의 발달 단계가 밀접한 관련을 맺는데 완고함, 엄격함, 완벽주의, 인색함 같은 성향도 유아 발달 초기 배설훈련을 하던 시기의 갈등과 관련 있다는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

책은 거식증이나 폭식증 같은 섭식장애 증상보다 과민 대장 증후군이나 요실금 등 배설장애로 고통받는 사람이 더 많은데도 그동안 제대로 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배설을 둘러싼 사고가 이제까지 ‘무시, 감춤’이었지만, 일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일상 영역으로 가져와 제대로 연구해야 한다고 전한다. 과민한 대장부터 방광, 방귀, 욕설, 낙서 등 모든 배설을 심리학으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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