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는 ‘마시는 빵’이었다
맥주는 ‘마시는 빵’이었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09.05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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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맥주 여행> 백경학 지음 | 글항아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최초의 맥주는 고대 유럽사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시초는 고대 이집트 때로 당시에는 맥아로 빵을 반죽해 살짝 구운 뒤 갈아서 물을 부어 걸쭉한 상태로 만들어 자연발효시켜 맥주를 만들었다. 죽 같은 상태여서 빨대로 마셨다고 한다. 한마디로 마시는 빵이었던 셈이다.

보리와 밀이 발효된 술을 발견한 이집트인들은 맥주를 신의 음료로 여겼다. 고대인들은 곡물을 분해하는 효모의 존재를 알 수 없었던 데다 제조법이 정해져 있지 않아 구전과 손맛으로 전해져 제대로 된 맥주가 될 때도 있지만, 곰팡이 덩어리가 되거나 독소로 변질한 경우도 있었다. 맥주를 만드는 데 신비한 힘이 작용한다고 생각한 이유다.

맥주는 계급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술이었다. 사후세계에서도 맥주를 마신다고 생각해 피라미드에 맥주를 넣어두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기호식품을 넘어 화폐 역할도 했는데 평민들은 노동의 대가로 맥주를 지급받았다. 지위가 높을수록 높은 도수의 맥주를 받았다.

맥주는 여러 명사에게도 중요한 음료였다. 괴테의 시에는 “책은 고통을 주지만 우리를 즐겁게 한다. 영원한 것은 맥주뿐!”이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철학자 플라톤은 “맥주를 발명한 사람은 현자(賢者)”라 했고, 셰익스피어도 “맥주 한 잔을 위해서라면 명예를 버려도 좋다”고 찬양했다.

<유럽 맥주 여행>(글항아리.2018)은 이처럼 맥주와 함께 유럽의 역사, 문화 인물의 이모저모를 살피며 흥미로운 인문학산책으로 안내한다. 중국 맥주 칭다오는 제국주의의 상처 위에 탄생한 술이라는 내용, 마르틴 루터가 맥주 한 잔을 들이켜자 유럽이 들썩였던 이야기, 하이네켄과 칼스버그가 영원한 라이벌일 수밖에 없는 이유 등 재미있는 이야기가 즐비하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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