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하다 회사 중역이 된 남자
복사하다 회사 중역이 된 남자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09.0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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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포스트 잇>젊은 나이에 일찍 승진해서 지금 외국계 기업의 인사상무가 된 분의 이야기다. 대학을 졸업한 뒤 비서실에 취직했는데 업무의 반이 복사를 하는 일이었다.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나.’ 비관만 하다, 어느 날 ‘당분간 해야 할 이, 기왕 하는 것 즐겁게 잘하자.’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복사를 하면서 정성을 다했다. 인쇄용지에 먼지가 낀 것 같다 싶을 땐 복사기 유리를 닦고, 조도를 맞추고, 종이도 반듯이 놓고 정성을 들여 복사를 했다. 그랬더니 나중에는 그의 복사물만보고도 누가 했는지 알아볼 정도로 회사 내에서 복사 잘하기로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

어느 날 사장이 불러 그에게 물었다. “복사만 하기에는 아까운 사람이다. 원하는 부서가 뭐냐?” 그는 인사부로 발령이 났고, 거기에서도 ‘내게 주어진 일, 어차피 해야 한다면 최선과 정성을 다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일했다. 그 결과 중역의 자리에 오른 거다.

복사를 잘 한다고 해서 복사 업무만 맡기겠다고 하는 회사는 없다. 오히려 복사 같은 하찮은 일도 저렇게 잘하는데, 다른 일은 더 꼼꼼하게 잘할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줄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지금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있더라도, 하찮은 일이더라도 엉망으로 하지 마라. 기왕이면 잘해라. 그 안에도 전문 영역이 있다. 전문가가 될 수 있는 분야를 찾고, 전략을 세워라.”

-<지금 시작해도 괜찮다>(푸른지식.2012) 259쪽 구본형과의 인터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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